공공주도 공급 강화에도 수요 억제 정책 병행…시장 안정과 괴리 우려
구조적 공급 한계·수요 불균형 심화…정책 조율과 장기적 접근 필요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수요 억제 기조와 충돌하며 시장 안정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급과 수요라는 두 축이 엇박자를 낼 경우 시장 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은 커녕 주택시장 불안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3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이 발간한 '건설정책저널 61호 - 주택공급 현황 진단 및 건설정책 제언'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주도 방식으로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 110만가구 공적 주택 공급을 목표로 설정하고, 한국주택토지공사(LH)가 조성한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직접 시행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주거복지 강화와 공급 확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신혼부부, 1인 가구, 고령층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맞춤형 주택 공급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공급 확대 정책과 동시에 추진되는 수요 억제 정책 간 방향성이 상충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출 규제 강화와 다주택자 규제 등을 통해 시장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 수도권 및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해 실질 대출 가능 금액을 축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해 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낮추고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는 등 금융 규제를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 효과를 노린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 위축을 초래해 공급 확대 정책의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형 건정연 연구위원은 "주택공급이 늘더라도 그만큼 주택수요가 맞물리지 못한다면 시장안정이라는 궁극적인 정책목표와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출 규제 등으로 시장수요를 억제하고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 기조는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정책 간 엇박자는 시장 구조와 맞물리며 문제를 키우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수요 집중과 아파트 편중 구조, 노후주택 증가 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적 과제로 꼽힌다. 여기에 공사비 상승과 공사 기간 지연까지 겹치며 실제 공급 확대 여건도 악화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단순한 물량 확대 중심 정책만으로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안정의 핵심이 공급 확대와 수요 관리의 균형에 있다고 본다. 특히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균형 발전, 다양한 주택 유형 확대 등 구조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고하희 건정연 부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주택공급은 공급 확대 기대와 현실 간 괴리를 보이고 있다"며 "주택공급 문제는 단기 대응만으로 풀기 어려운 구조적 과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의 주택공급 정책은 단기적 가격 대응을 넘어 장기적 구조 개선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건정연은 정책 대안으로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를 동시에 고려한 정교한 정책 설계를 제시했다.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균형 있게 조정하고, 시장 수요를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규제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수도권 집중 완화와 주택 유형 다양화, 건설환경 개선 등 공급 기반 전반에 대한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