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강자' KB증권, 경쟁력 시험대…지금 절실한 건 '대형 딜 회복'

입력 2026-04-23 1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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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IPO 순위 6위…중소형주 '리센스메디컬' 1건 그쳐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위…케이뱅크 주관사 변경에 타격
과거 상장 기업 잇달아 상폐 심사대…신뢰 회복 여부 중요
채비·무신사 등 대어급 기업 대기…하반기 실적 반전 기대

여의도 KB증권 사옥. KB증권
여의도 KB증권 사옥. KB증권

KB증권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대형 딜을 잇달아 따내며 명실상부 'IPO 강자' 입지를 굳혔지만, 올해 들어 주관 실적이 급감한 데 더해, 과거 상장을 맡았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르면서 주관사로서의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1분기 IPO 주관 실적 기준 6위를 기록했다. NH·삼성·한투·미래·신한·대신증권 등이 KB증권에 앞서는 실적을 기록했다. 주관 건수는 단 1건으로, 중소형 기업인 리센스메디컬을 상장하는 데 그치며 존재감이 크게 약화됐다.

통상 1분기가 IPO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과거와 비교하면 뚜렷한 둔화 흐름이다.

KB증권은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을 선도했다. LG CNS, 대한조선 등 조 단위 대형 딜을 연이어 성사하며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IPO 주관 1위를 기록했다. 대형 딜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올해는 대어급 딜 확보에 차질을 빚으며 실적 공백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상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 IPO에서 주관사 지위를 잃은 점은 적잖은 타격으로 평가된다.

케이뱅크는 2022년 첫 IPO 추진 당시 KB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으나, 위축된 시장 환경을 감안해 상장을 철회했다. 이후 2024년 재도전 과정에서도 대표 주관사를 맡았지만, 시장 여건 악화와 수요예측 부진이 겹치며 공모는 끝내 실행되지 못했다.

그러나 케이뱅크는 올해 상장 재도전에 나서며 주관사단을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으로 전면 교체했다. KB증권은 재선정 과정에서 다시 참여했지만,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며 대형 딜 확보에 실패했다. IPO 업계에서는 대형 거래 수임 여부가 IPO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라는 점에서 이번 사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관사의 신뢰도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KB증권이 각각 2024년과 2025년 상장을 주관했던 제일엠앤에스, 아이티켐 등이 감사의견과 관련한 회계 이슈로 잇달아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르며 기업 심사 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 측은 상장 단계에서 회계상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과정에서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문제없이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두 기업 모두 상장 직후 재무·회계 리스크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공모 당시 기업 실사와 내부통제 점검의 적정성을 둘러싼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에서 주관사의 역할은 단순한 상장 성사를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까지 확장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논란은 신뢰도에 직결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KB증권의 전통적인 강점인 딜 소싱 능력과 네트워크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업계에서는 KB증권이 하반기 대형 딜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KB증권은 이달 말 급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 채비를 시작으로 하반기 무신사, 업스테이지, 에버스핀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반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거래 중심 전략이 다시 작동할 경우 단기간 내 순위 회복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KB증권 IPO 관계자는 "중복상장 이슈 등 IPO 시장 전반의 여건이 녹록지 않다"라며 "하반기에는 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