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드러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타인지
'언론을 활용하라' '상대를 몰아붙여라'
이란에 '협상의 기술'로 적용한 것이었나
한 달 넘게 이어진 이란전쟁을 보다 문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타인지(Meta 認知)'에 대해 매우 궁금해졌다. 팔순의 사업가이자 정치가는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전기(傳記)에 가까운 책이 있었다. 1987년, 무려 40년 전 펴낸 것으로 장녀 이방카가 여섯 살 아이로 묘사된 것 등이 집중력을 방해했지만,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이다.
대개의 저작물에는 저자의 눈으로 투영된 세상이 담긴다. 40대 초반의 사업가 트럼프와 지금의 대통령인 그 사이에 40년의 세월 차가 있다는 건 메타인지 파악에 방해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며칠 전 써낸 것이라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사람은 잘 변하지 않았다.
웹소설을 읽는 듯했다. 술술 읽혔다. 내용에 약간 거부감이 들었다. 일과를 대충 써둔 듯했지만 자찬(自讚)이 뚝뚝 묻어난 탓이었다. 예컨대 "오늘 아침 9시에 이명박(한국인이 알 만한 인물을 예시로 든 것으로 실제 책에서는 미국인이 등장한다)에게서 전화가 왔다. 현대건설 사장 출신으로 정치에 뜻을 둔 사람이다. 그는 매우 부지런하다" 같은 식이다.
이 표현에서 트럼프는 ①너희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이명박은 나랑 매우 친하고 ②나는 이런 사람들과 터놓고 지내며 ③그는 아침 일찍 전화할 만큼 나에게 의지한다는 '삼단(三段) 자랑'을 한꺼번에 해내는 것이다.
책 제목인 '거래의 기술'에 어울릴 만한 내용은 '11가지 조언'으로 소개됐다. 개중에 몇 가지가 눈길을 끌었는데 그의 현실에도 적용되는 듯한 조언이 보였다. '언론을 활용하라'는 것이었다. 1987년만 해도 자신의 견해나 계획을 알리려면 기자들을 모아 기자회견을 하거나 보도자료라는 걸 배포해야 했다.
그는 이렇게 압축했다. "무언가 대담하고 논쟁거리가 되는 일을 하면 신문은 당신의 기사를 쓰게 된다. 신문이 나를 주목하게 되어 내 기사를 쓰지 못해 안달을 하게 됐다… 일을 성공시키는 마지막 열쇠는 약간의 허세다. 약간의 과장은 아무런 손해도 가져오지 않는 법이다"라고. 이때 독자는 2026년에도 거침없이 이어지는 그의 과감한 '뻥카'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직감하게 된다.
이에 더해 '일방적으로 선포하라'는 것도 있다. 논리적일 필요는 없다. 시쳇말로 '선빵'이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근 50년을 일본이 전 세계에 입증한 필승 전략이기도 하다. 선빵을 예상치 못한 상대가 상황을 수습하는 동안 자신은 다음 단계에 선착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트루스소셜의 글들이 일관적이지 않았던 까닭이었다.
'상대를 몰아붙여라'는 권고도 있다. 약속되지 않아도 대중 앞에 발표부터 한다는 게 핵심이다. 상대가 거짓이라고 반박하면 도리어 합의해 놓고 난감하니까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더 몰아붙인다. 그러면 상대가 한 번쯤은 주춤하게 된다. 상대가 저렇게 아득바득 주장하는데 정말로 합의한 적이 없었나 되짚어 보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거래의 기술'에 소개된 그의 사업 스타일 11가지 원칙 중 실제로 있는 건 '언론을 이용하라'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지어낸 것들이다. 그럼에도 위화감이나 이질감을 느낀 독자들은 드물 것이라 짐작한다. 너무도 트럼프 스타일에 가까웠기에. 그 역시 "사람이란 가끔 거칠게 나갈 필요가 있을 때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썼는데 이 말은 진짜 실려 있다. 관심 가져 줘서 감사하다. 땡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