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우경화 속도, 전쟁 가능 국가로
방위장비 이전 3원칙 개정, 제한 흐지부지
자위대 헌법에 명기, 국가정보국도 신설
일본이 전쟁 가능 국가로 탈바꿈하기 위해 꿈틀대고 있다. 1976년 금지했던 살상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면서다. 2014년 아베 신조 총리가 무기 수출 의지를 보인 지 12년 만이다. 지난 총선에서 압승한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우경화에 거침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본 정부는 21일 각의(국무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방위 장비의 수출 규정을 정한 방위 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 등을 개정했다. 일본은 1976년 '무기 제조 관련 장비의 수출은 무기에 준하여 처리한다' 등의 지침을 정해 사실상 무기 수출을 전면 금지해왔다.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등을 명시한 헌법 9조(일명 평화헌법)에 근거를 둔 것이었다.
조건부로 무기를 수출할 수 있도록 빗장을 푼 것은 2014년 아베 총리 때였다. 수출 가능 방위 장비를 ▷구난 ▷수송 ▷경계 ▷감시 ▷소해(掃海·바다의 기뢰 등 위험물을 없애는 것) 등 5개 유형으로 한정했다. 살상 능력을 갖춘 완제품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이번에 숙원을 풀면서 다카이치 정권은 우경화 드라이브의 강도를 높였다.
다만 일본 정부는 개정 후에도 무력 분쟁 당사자로서 전투 중인 국가에 무기 수출은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제는 안보 필요성을 고려해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 '4대신(총리·외무상·방위상·관방장관) 회의' 결정에 따라 수출할 수 있다며 여지를 열어 뒀다는 점이다. 자의적 판단에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변국 입장에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일본은 최근 대만해협을 드나들며 중국과 군사적 긴장감을 높였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이 미사일, 항공모함을 증강하고 북한도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미국, 호주 등 동맹국 군대와 연대를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의 살상 무기 수출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헌법 개정도 수순이다. 자민당은 ▷자위대 명기 ▷긴급사태 조항 ▷선거구 합구(合區) 해소 ▷교육 충실 등을 개정안에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위대가 명기되면 전쟁 가능 국가로 가는 문턱은 한층 낮아지게 된다. 일본판 CIA(중앙정보국)인 '국가정보국' 신설은 오는 7월로 기정사실화돼 있다.
여기에 전후 최초의 군함 수출 소식도 들려왔다. 지난 18일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과 해상자위대의 '모가미급' 호위함 개량형을 공동 개발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일본은 총 11척의 호위함을 건조하게 되는데 앞으로 뉴질랜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도 수출을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