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선거가 35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여론으로는 국민의힘 참패다. 국민의힘이 이런 처참한 상황에 이르게 된 데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 중심에는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가 있다. 이른바 장동훈·한동혁 체제(한동훈·장동혁 체제를 조어(造語)한 것)다. 서로가 물고 물리면서 정치적 존재감을 키웠지만, 그로 인해 국민의힘은 몰락했다.
현재 정당 지지율 격차는 한길리서치 조사(4월18∼20일, 1006명, 이하 인용조사는 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에서 16.7%p(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41.6%, 국민의힘 24.9%), NBS조사(4월20∼22일, 1005명)는 33%p(민주당 48%, 국민의힘 15%), 한국갤럽(4월21∼23일, 1001명)이 28%p(민주당 48%, 국민의힘 20%)다. 양당 간 격차로 보면 도저히 선거를 치를 수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대선 직전 한국갤럽 5월 4주의 정당 지지율 격차 6%p, 대선후보 득표율 격차 8.2%p(이재명 49.4%, 김문수 41.2%)와 비교해 보면 2∼5배로 늘어났다. 아무리 대선 참패 이후라지만 그야말로 처참한 몰락이다.
먼저 지난 총선에서 한동훈 당시 당 대표는 비대위 구성부터 철저히 영남을 배제하면서 전향한 운동권, 특정 지역 중심으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까지 했다. 영남 보수가 볼 때는 전후 배경에 대한 설명이 없이 그러한 주장을 하는 한동훈 비대위는 은연중에 영남을 수구 꼴통으로 보는, 겉멋 든 강남 우파의 영남을 우습게 보는 영남 패스로 느껴졌다. 그런 한동훈이 대구 서문시장을 기웃거리다 결국 고르고 고른 최초의 선거 승부장이 험지 수도권도 아닌 영남(부산)이다.
장동혁 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 당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야 했다. 하지만 계엄 1주년부터 말을 바꾸어 가면서 시간을 끌었다. 계엄 1주년 대표 입장 표명에 대한 비판이 일자 원로들을 만나서 입장을 내겠다고 하고 보수 통합, 당명 개정, 2030세대와 중도층 지지를 끌어내는 개혁안을 약속했다. 그러나 그 이후 당명 변경 시도는 혁신과 변화 없이 얼굴에 분칠만 하는 꼴이라는 지적에 중단하고, 본격적 개혁 혁신은 선거 이후로 미루었다. 또한 미국 방문 이후 비판이 일자 대표직 거취에 대한 고민을 흘렸다가 반나절 만에 선거 40일을 앞두고 대표를 사퇴하는 것은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니라는 괴변으로 철회했다.
개혁과 변화는 지방선거를 위한 것인데 지방선거 이후에 하겠다는 것은 선거 포기이다. 선거에 져도 대표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말로는 책임을 이야기하면서 선거는 내 책임이 아니라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정치인의 괴변을 많이 봐 왔다. 장동혁 대표가 정치 경력은 짧다지만 장동혁표 괴변은 그 어느 정치인 못지않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조사에서 양당 후보 간 격차가 더 이상 벌어지지 않고 조금씩 좁혀지는 모습도 보인다. 이는 일차적으로 선거가 다가옴에 따른 진영 결집이다. 그러나 윤석열-한동훈-장동혁으로 이어지는 보수 정치의 상황을 감안하면 단순한 보수 결집만으로 볼 수 없다. 그보다는 서울·경기 광역 중심으로 중앙당보다 지역 선대위 체제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움직임이 유권자들 특히 보수층에게 당의 변화를 위한 새로운 흐름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광역단체장 후보들 중에는 잠재적 대선 주자급이 많아 이들 중심의 개별 선대위가 주목을 받고 나아가 전국적 선대위로 연결되면 당의 변화를 위한 큰 흐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힘 내 분열로 비치지만 분열이 반드시 선거에서 부정적이지 만은 않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이명박 정부의 개인주의적 신자유주의 국정 실패에 대해 공동체 가치를 내세운 박근혜 후보 중심의 친박-친이 대결은 이명박 정부의 2대 8 체제 비판만 하던 문재인의 민주당보다 더 관심을 끌었고, 결국 대선에서 친박의 박근혜가 민주당의 문재인을 이겼다.
윤석열-한동훈-장동혁으로 이어진 보수 우하향 흐름에 대해 광역단체장 중심으로 단절과 변화로 나아가면서 우상향의 X자형 두 흐름이 만들어지면, 서로 부딪쳐 파열음을 내더라도 이미 1년 동안 민주당 정치를 다 구경한 국민에게는 새로운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이는 아마도 민주당이 가장 우려하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