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기회'…중동發 방공 수요에 구미 방산 뜬다

입력 2026-04-13 16:37:05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천궁-Ⅱ 성능·가성비 입증, 중동서 공급망 다변화 속 수출 확대 기대감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서도 안정적 성장세 기대감↑
구미시 적극행정· 구미 방산 앵커 및 협력업체들 시너지효과

국산 중거리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II 포대. 왼쪽부터 다기능레이다, 발사대, 교전통제소. 방위사업청 제공
국산 중거리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II 포대. 왼쪽부터 다기능레이다, 발사대, 교전통제소. 방위사업청 제공

이란 전쟁으로 세계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경북 구미 방산업계가 'K-방산'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며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특히 글로벌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구미를 중심으로 한 방산 기업들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며 산업 전반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가성비 높은 무기

최근 중동 걸프 국가들은 장기간 전쟁에 따른 방공 전력 공백을 우려해 기존 미국 중심의 무기 조달 구조에서 벗어나 한국 등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특정 국가에 의존하던 공급망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산 천궁-Ⅱ의 조기 인도를 타진하고,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추가 요격미사일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구미산 미사일의 수요가 늘어난 배경에는 최근 전쟁 양상의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격 중심에서 점차 방어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미사일과 이를 요격하는 방공체계 간 '소모전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용 미사일이 대량으로 사용될수록 이를 막기 위한 방어 체계 역시 대량으로 필요해지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관련 수요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단기간 내 배치가 가능하면서도 실전 검증된 성능을 갖춘 무기체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추세에서 실제 전투에서 높은 요격률을 기록한 천궁-Ⅱ는 성능을 입증했다.

여기에 신속한 납기와 가격 경쟁력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천궁-Ⅱ는 1발당 16억~17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동급 무기와 비교하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가성비 높은 무기로 손꼽힌다. 성능과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무기체계라는 점에서 중동 국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초에는 UAE 수송기가 대구국제공항을 통해 추가 유도탄을 긴급 공수해 간 바 있다.

통상 무기 수송이 선박으로 이뤄지는 것과 달리 항공 수송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긴급한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선택되는 무기체계라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 방산 업계의 설명이다.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

방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구미 방산 기업들의 투자 확대도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해 LIG D&A와 한화시스템을 비롯해 삼양컴텍, 제노코 등 협력사들이 잇따라 구미에 생산시설 확충과 기술 투자에 나섰다. 지난 4년간 이들의 구미 지역 방산 분야 투자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선다.

지역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안정적인 수주 물량과 직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업 특성상 장기 계약과 지속적인 납품 구조가 전제 돼야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구미 방산업계가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방공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한국산 무기에 대한 신뢰가 빠르게 높아지며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구미 대형 방산업체를 비롯해 협력업체들도 증가하는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같은 투자 확대에는 구미시도 적극적인 행정 지원에 나서며 역할을 했다. 시는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기업 애로 해소, 신속한 용지 확보 및 기반시설 지원 등을 통해 기업들이 신속하게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왔다.

지역 경제계 역시 이러한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구미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유가, 환율, 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K-방산은 꾸준한 수요와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기술 격차를 기반으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특히 구미를 중심으로 한 방공체계 분야는 당분간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