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특별보증 7개월 만에 1.5조 돌파…지방 중소건설사 '생존 자금' 됐다

입력 2026-04-14 09: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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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치 2조원의 75% 조기 소진…지방 건설업계 자금난 심각
경북 안동 포함 비수도권 7곳 승인…정부, 한도 확대 검토

아파트 건설현장. 매일신문DB
아파트 건설현장. 매일신문DB

중소건설사 유동성 지원을 위해 도입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특별보증이 시행 7개월 만에 1조5천억원을 돌파했다. 예상을 크게 웃도는 빠른 소진 속도가 지방 건설 경기 침체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1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한 PF 특별보증은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총 1조5천120억원의 보증 승인을 완료했다. 이는 전체 목표 2조원의 75%에 달하는 것으로, 불과 7개월 만에 이뤄진 수치다.

이번 보증은 전국 12개 사업장, 4천759가구에 투입됐다. 총사업비 3조322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공적 보증으로 메워졌다. 이 같은 속도는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다. 국토부는 제도 도입 당시 내년까지 2조원 공급을 계획했으나 현재 추세라면 조기 소진 가능성이 크다.

PF 특별보증은 시공능력평가 100위 밖 중소건설사를 겨냥한 제도다. 기존 PF 보증이 대형사 중심으로 운영되며 중소업체가 자금 조달에서 배제됐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심사 기준도 바뀌었다. 시공사 신용보다 사업성 평가 비중을 높여 자금 접근성을 넓혔다.

실제 보증 승인 사업장 12곳 중 7곳이 비수도권에 몰렸다. 경북 안동의 264가구 규모 송현동 공동주택 신축사업에 400억원 투입을 비롯해 부산 강서구·해운대, 전북 익산, 울산 남구, 경남 김해, 강원 강릉 등 7곳이 승인을 받았다. 가장 큰 규모의 보증도 부산 강서구 사업장으로 998가구 사업에 총사업비 5천372억원 중 2천200억원의 보증이 승인됐다. 자금 경색이 지방에서 더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평택·용인·김포, 인천 연수·미추홀 등 5곳이 포함됐다.

업계는 빠른 자금 소진을 두고 "버티기 한계 신호"로 해석한다. 고금리와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 건설사들은 1금융권은 물론 2금융권에서도 자금 조달이 막힌 상태다. PF 특별보증이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제도 도입 당시부터 예견된 흐름이다. 지난해 설명회에는 전국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대거 몰렸다. 당시 업계는 "이자 부담만으로도 사업 지속이 어렵다"며 유동성 지원 필요성을 호소했다. 일부 사업장은 토지 담보 대출 이자만 월 수천만원에 달하는 상황이었다.

HUG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역시 집행 속도를 고려해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HUG 관계자는 "정부에서 부여한 공급 목표 2조원 중 75%를 단기간에 공급할 만큼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업계의 확대 요구에 맞춰 적극적으로 보증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목표 물량이 찼다고 해서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며 "최근 중동 상황으로 건설업의 어려움이 가중된 만큼 사업성 개선의 완충 역할을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공급을 이어나가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