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7연속 동결…이란전쟁 여파 물가·환율 불안, 올해 성장률 2월 전망 하회 전망

입력 2026-04-12 16: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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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한두 차례 인상 관측…연말 기준금리 3%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0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2월 말 이란전쟁 발발 이후 환율·물가·성장이 모두 불안한 가운데 '동결 후 관망'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작년 7월 이후 다음 회의(5월 28일) 전까지 약 10개월 이상 2.50%로 고정되며 7연속 동결 기록을 세웠다.

이날 위원 전원일치로 동결을 결정한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중동 전쟁으로 물가의 상방 압력과 성장의 하방 압력이 함께 증대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영향을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동결 배경을 밝혔다.

이란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2.2%로 한 달 사이 0.2%포인트 뛰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이란 간 2주 휴전 합의로 최근 1,480원대로 내려왔지만, 직전까지 1,520원대까지 치솟았고 여전히 1,500원을 넘을 수 있는 불안정한 수준이다. 서울 집값 상승세도 뚜렷하게 꺾이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여건에서 금리를 내리면 이미 들썩이는 물가와 환율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로 자본 유출 가능성도 커진다. 금통위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상방 압력이 크게 확대되면서 2%대 중후반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지난 2월 전망치(2.2%)를 상당폭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도 당초 전망(2.1%)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고 서둘러 금리를 올리기에는 전쟁으로 위축된 경기와 성장이 발목을 잡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이란전쟁 등을 반영해 우리나라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 낮췄다. 금통위도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2.0%)를 하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시점에 금리를 올리면 26조원 규모의 추경 등 정부 재정정책과 충돌할 위험도 크다.

금통위는 2024년 10월부터 완화 기조를 이어왔지만 하반기부터 7연속 동결로 사실상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평가가 굳어지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도 지난달 22일 지명 소감에서 "물가·성장·금융안정을 감안한 균형 있는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인상 전환 시점으로 쏠리고 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6월 물가가 상당 폭 오르면 하반기 중 금리를 한두 차례 올려 연말 기준금리가 3.00%에 이를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이란 사태 이후 올해 국제유가 가정치를 배럴당 평균 85달러로 높이면서 기준금리 예상 경로를 연내 동결에서 4분기 1회 인상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circlemin@yna.co.kr (끝)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circlemin@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