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 연기 '스멀' 13시간 몰랐다…'CCTV 사각지대' 남성, 이미 출국

입력 2026-04-10 11:19:30 수정 2026-04-10 11: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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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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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복궁에서 발생한 화재가 자연 발화가 아닌 실화 가능성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화재 징후인 연기는 10여시간 전부터 발생했지만 뒤늦게 이를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경복궁 삼비문 인근 화재와 관련해, 현장 주변에 있던 남성 A씨의 실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지난달 28일 오전 5시 30분쯤 화재가 발생해 약 15분 만에 진화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과 소방 당국이 CCTV를 분석한 결과, 연기는 전날인 3월 27일 오후 4시경부터 이미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다음날 새벽 4시 50분쯤에는 불꽃까지 포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연기가 발생하기 약 20분 전, 삼비문 인근 CCTV 사각지대에 약 1분간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당 구역은 나무에 가려져 있어 구체적인 행동은 영상에 담기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A씨 신원을 특정했지만, 그는 같은 날 새벽 이미 출국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국적 등 구체적인 신상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초기에는 건조한 날씨와 목재 구조 특성 등을 고려해 자연 발화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경찰은 현재 실화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현장에서 인화물질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화재로 완전히 소실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번 화재는 경복궁 중심부인 근정전 인근에서 발생해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실제로 삼비문 일대 목재 일부가 그을리고 구조물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기가 발생한 뒤 약 13시간 30분이 지나서야 화재가 인지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에 대해 "모든 곳에 화재감지기가 있는 것이 아니고, 넓은 공간을 적은 인력으로 관리하다 보니 부족함이 있었다"며 "미비점을 보완해 화재에 적극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CCTV 보정 작업과 함께 A씨에 대한 출석 요구 방안도 검토하는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