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핵심 전장에 출전할 더불어민주당 선수단이 지난 9일 위용을 갖췄다. 이날 정원오 전 서울 성동구청장이 전현희·박주민 국회의원을 제압하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최종 선출되면서다.
이틀 전인 7일 선출된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 일찌감치 지난 4일 단수공천의 선택을 받은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등 여당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3인 명단이 확정된 것.
◆與 수도권 공천, 국힘과 딴판
셋 중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의 경우 과반 득표로 경선을 2인 결선으로 끌고가지 않고 마무리했는데, 후보가 그만큼 파괴력을 냈고 유권자들에게 얼굴을 알릴 시간도 늘어나는 것이니 탈락한 후보들이야 아쉽지만 당 차원에선 반길 일이다.
당장 라이벌 국민의힘의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과 대비된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은 18일 오세훈 후보를 최종 확정했는데, 오 후보는 정 후보보다 9일 모자란 선거 일정을 얻게 됐다. 정 후보는 현재 국민의힘으로부터 해외출장과 여론조사 언급 등 여러 의혹과 관련한 공세에 직면해 있는데, 이 공세의 과녁이 되는 시간이 길어질지 아니면 되려 방패로 막아 역공을 하는 시간이 길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정치 거물과 신예 다크호스 누구도 발탁하지 못한 채 난항을 겪은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공천판은 역시 먼저 추 후보를 링 위에 올린 더불어민주당과 더욱 비교되는 사례다. 추 후보로서는 자만, 방심하지 않는 게 당락의 최대 관건이 되지 않을까.
◆먼저 내달리는 정·추·박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의 이번 선거 경쟁력을 두고는 적진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에두르는 표현으로 우세하게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8일 자신의 온라인 정치 플랫폼 '청년의꿈'에 한 지지자가 올린 "추 후보가 당선될까?"라는 질문에 "경기도 국힘 기반 조직은 다 붕괴됐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이 우여곡절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를 내지만 선거 때 뒤를 받쳐줄 조직력이 크게 떨어져 있고, 이게 추 후보를 유리하게 만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홍 전 시장은 지난 3월 30일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는데, 향후 그가 언급한 인물들의 당선 적중률에도 시선이 향하게 됐다.
시간 여유를 얻은 추 후보는 지난 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경기도 31개 시·군 민주당 지선 후보들이 확정되는 대로 민생현안을 즉시 논의하겠다. 가칭 '더불어민주당 경기민생 대책위원회'를 꾸려 현안에 대처하겠다"고 정책 경쟁 우위에 시간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후보는 누가 뽑히더라도 헐레벌떡 뒤를 쫓아가야 하는 형국이다.
◆明픽 주목 정원오
세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과 연결고리를 하나씩 갖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의 SNS 칭찬으로 '명Pick(픽, 이재명의 선택)'이라는 수식을 얻으며 체급을 키웠고, 결과론이긴 하나 이때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낙점된 셈이다. 이번 경선은 그 찬반 투표정도가 아니었을까.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8일 SNS X(구 트위터)에 성동구가 주민 구정 만족도 조사에서 92.9%의 긍정평가를 받았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정원오 구청장님이 잘하기는 잘하나 봅니다. 저의 성남 시정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명함도 못 내밀듯…ㅋ"이라고 적었다. 그러자 정원오 구청장은 이 글을 재인용해 "원조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로부터 이런 칭찬을 받다니…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더욱 정진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후 그는 타칭은 물론 자칭으로 '리틀 이재명' '순한맛 이재명' 등의 별명을 언급했다. 이번 경선 시기엔 '이재명 정부의 서울시장, 하나씩 착착 정원오'라는 슬로건을 썼다. 정 후보는 기초자치단체장이기에 으레 얻는 직함이었을 수 있으나 이 대통령의 당 대표 시기였던 2024년 5~6월 당 대표 자치분권 특보를 맡았고, 이후 대권을 잡은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누적해왔다.
◆'명추연대' 인연 추미애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권 발판이 된 경기도지사 승리를 도왔다고 자평한다.
이 대통령은 2018년 6월 7회 지선 때 재선 경기 성남시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경기도지사에 첫 당선됐다. 이때 추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아 선거 압승을 이끌었다.
추 후보는 당시를 떠올리며 이 대통령 이름 끝 글자와 자신의 이름 첫 글자를 나란히 붙인 '명추연대'라는 표현으로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당선 뒤에 자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당 대표로 있던 시절, (7회 지선)경기도지사 공천을 받은 이재명 후보를 향해 당 안팎에서 온갖 음해와 공격이 쏟아졌다. 주류 세력은 후보를 쫓아내야 한다는 주장까지 했다. 그때 저는 쓸데없는 말에 휘둘리지 말고, 능력을 보라고 했다. 끝까지 지켜냈다"면서 "(20대)대선 과정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온갖 유언비어가 당내 경쟁 과정에서 흘러나왔고, 대장동과 같은 거짓 프레임도 그때 만들어졌다. 그래서 저는 '명추연대'로까지 불릴만큼 거짓 음해에 맞섰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은 TK(대구경북) 출신이면서 민주당에서 거물 정치인이 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추 후보 고향은 경북 달성(이후 대구로 편입), 이 대통령 고향은 경북 안동. 여기에 경기도지사 선후배라는 이력을 추가할지 여부에 시선이 향하게 됐다.
◆친명계 핵심 박찬대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는 셋 중 가장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짙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21년 20대 대선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 및 본선 선대위 수석대변인을 맡아 친명계 핵심 인사로 부상했다.
인천 연수갑 재선 의원이던 박찬대 후보는 20대 대선에서 패배해 정치인생 내리막길을 걸을 수도 있었던 이 대통령에게 2022년 6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를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도 선대위 비서실장을 맡았고 이번엔 당선 결과를 얻었다.
이어 그는 2개월 뒤였던 2022년 8월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로 당선돼 당권을 잡은지 약 2년 후인 2024년 9월 당 원내대표가 돼 수뇌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러다 2025년 21대 대선에 출마한 이 대통령 대신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흔치 않은 인연을 맺었다.
향후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과 동석할 수 있는 인천시장 자리는 그가 친명계 핵심에서 좌장급으로 향하는 코스가 될 수 있다.
◆수도권 석권 역대 3차례
이 대통령으로서는 정원오·추미애·박찬대 세 후보 모두 승리할 경우, 인구수로 보나 경제규모로 보나 지리적 중요도로 보나 중앙정부와 긴밀한 공조가 필요한 수도권 지방정부 3곳을 여당 단체장이 이끌게 돼 그만큼 정책을 펴기 수월해진다.
또한 수도권 석권이 곧 지선 압승이었던 전례를 감안하면, '명청대전' 같은 논란 섞인 표현으로 관측되는 당 내지는 민주 진영 장악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이 경우 지선이 대선 바로 다음 해에 열린 탓에 대통령 임기가 무려 4년 남았음에도 선거 결과에 따라 애꿎게 따라붙을 수 있었던 조기 레임덕 우려를 씻어내게 된다. 아마도 2028년 4월 23대 총선까지는 큰 걱정 없이.
한 정당의 수도권 석권은 사실 종종 나오는 사례다. 모두 8차례 치러진 대한민국 지선에서 3회 작성됐다.
▷2022년 6월 3회 지선에서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했다.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도지사, 안상수 인천시장이 당선됐다. 이를 포함해 광역단체장 16곳 중 한나라당이 11곳, 새천년민주당이 4곳,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1곳을 차지했다.
▷2006년 5월 4회 지선에서도 한나라당이 석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안상수 인천시장이 그 주인공. 광역단체장 16곳 중 한나라당 12곳, 민주당 2곳, 열린우리당 1곳, 무소속 1곳 당선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2018년 6월 7회 지선은 리벤지 매치(복수전)가 됐다. 광역단체장 17곳 중 더불어민주당이 14곳, 자유한국당이 2곳을 얻었고, 나머지 1곳은 무소속 차지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남춘 인천시장을 배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