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휴전 직후 '전쟁 공훈서'부터 쓰나

입력 2026-04-09 1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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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전쟁 비협조국에 미군 뺀다고 위협"
스페인, 독일 등에서 미군기지 폐쇄할 가능성
분노 진화 나선 나토 사무총장 "전쟁 지지"
트럼프, 공개적으로 韓日 비협조 불만 표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왼쪽)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열릴 회담에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서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왼쪽)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열릴 회담에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서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전쟁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주둔 미군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을 적극적으로 협조한 회원국으로 옮기겠다는 것인데 한국과 미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도 여파가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양국에 대해 파병 요청 묵살을 두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한 바 있어서다.

◆주둔 미군 재배치 카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대이란 군사작전에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나토 회원국을 제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은 약 8만4천 명 규모다.

비협조적 회원국에 주둔해 있는 미군을 상대적으로 협조적인 회원국에 배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WSJ는 이 방안이 나토 제재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논의 중인 것들 중 하나라며 최근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얻었다고 전했다. 시범조로 스페인, 독일 등에서 적어도 한 곳의 미군기지를 폐쇄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조적인 회원국으로는 폴란드, 루마니아, 그리스 등이 꼽힌다.

스페인은 나토 회원국 중 유일하게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은 나라다. 설상가상 국제법 위반이라며 미군 항공기의 영공 사용을 불허하기도 했다. 독일도 고위 당국자들이 "우리 전쟁이 아니다"라며 비판 릴레이를 이어가면서 미운털이 박혔다.

전략적 고심이나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원조 요청 거부에 대한 앙갚음으로 비친다. 특히 동유럽 주둔 미군은 러시아에 대한 억지 기능을 하고 있던 터라 갑작스러운 미군 재배치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그러나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나토가 이란전쟁 과정에서 미국 국민에게 등을 돌렸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했을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강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나토 탈퇴를 참모진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 유럽 주둔 미군 현황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주둔 미군을 협조한 회원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전역에 주둔하는 미군은 약 8만4천명 규모로, 군사 훈련과 순환 배치에 따라 병력 규모에는 변동이 생긴다. yoon2@yna.co.kr (끝)
[그래픽] 유럽 주둔 미군 현황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주둔 미군을 협조한 회원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전역에 주둔하는 미군은 약 8만4천명 규모로, 군사 훈련과 순환 배치에 따라 병력 규모에는 변동이 생긴다. yoon2@yna.co.kr (끝)

◆나토, 韓日 "오해 푸시고…"

WSJ 보도에는 한국, 일본 등과 관련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주둔 미군 재배치 실행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부활절 행사와 이란전쟁 관련 기자회견 등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간 바 있다. 그는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콕 집어 배신감을 드러냈다.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 옆에 2만5천 명이 넘는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음에도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었다.

주둔 미군 재배치 카드가 아니어도 트럼프 행정부가 내밀 압박 카드는 숱하다. 전쟁 비용 청구서 분담 요구 등도 가능성이 있다. 무역·안보협상과 연결해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우세하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바쁘게 움직였다. 그는 8일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행정부의 분노 진화에 나섰다. 그는 백악관 방문 직후 CNN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감을 전적으로 이해한다며 "대다수의 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상황(이란 전쟁)에서 이전에 약속한 것들을 이행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에 대해 "시험대에 올랐으나 실패했다"고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