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기자의 한 페이지] 김민수 영양군 지방전문경력관 "별천지·자작나무숲 매력… 영양으로 오세요"

입력 2026-04-08 14:40:11 수정 2026-04-08 14: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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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솔로' 출연 후 지역 홍보맨으로 맹활약

김민수 영양군 지방전문경력관이 늘 지니고 다니는 카메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도훈 기자
김민수 영양군 지방전문경력관이 늘 지니고 다니는 카메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도훈 기자

경북 영양군청엔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인사가 있다. 그는 2024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TV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나는 솔로' 돌싱 특집에 출연해 구수하고 털털한 경상도 사투리로 인기를 얻었다. 방송 후엔 길을 가다가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이들도 생겼다.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먼저 인사를 건네고 사인을 해달라는 이들이 꾸준히 이어질 정도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미스터 백김'으로 불렸던 김민수(48) 지방전문경력관 이야기다.

기획예산실 홍보팀에서 군정홍보 사진촬영을 담당하는 그는 방송 출연 이후 자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영양군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했다. 특히 '나는 솔로' 제작진과의 인연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프로그램 촬영을 지역에서 하도록 유도하며 전국 시청자들에게 '영양'이란 이름을 각인시켰다.

지난 4일 영양군청에서 만난 김민수 경력관은 "'나는 솔로' 출연 이후 방송의 힘을 실감했다. 이를 계기로 영양군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더 알릴 수 있었기에 뿌듯하다. 나고 자란 고향인 영양에 보탬이 되는 일을 꾸준히 실천하겠다"고 했다.

-방송 출연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됐나.

▶동료 직원들이 출연 신청을 하는 바람에 나가게 됐다. 적지 않은 나이에 혼자 살고 있는 제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어느 날 동료 직원들이 "('나는 솔로'에) 나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그때 저는 "신청자가 얼마나 많을 텐데 시골에서 공무원 생활 하는 사람을 누가 봅아 주겠냐"며 손사래쳤다. 이후 제가 농담 삼아 던진 "되면 나갈게"라고 한 말이 화근이었다. 제작진으로부터 진짜 연락이 온 거다.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뱉은 말이 있으니 출연을 해야 하나, 신상이 모두 다 공개될 텐데 등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일주일 가까이 잠을 제대로 못 잤을 정도로 부담이 됐다.

그럼에도 결국 출연 결정을 한 건 조금은 절박했기 때문이다. 영양군은 고령화율이 40%를 넘는 대표적 인구감소 지역이다. 누군가를 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말이다. 어떤 이들은 군청 직원 중에 누군가를 만나보면 되지 않냐고 이야기하지만, 그러기엔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김민수 영양군 지방전문경력관이 방송프로그램
김민수 영양군 지방전문경력관이 방송프로그램 '나는솔로'에 출연해 자신의 직업과 영양군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방송 출연으로 업무에 지장은 없었나. 동료들의 반응은 어땠나.

▶총 12회, 3개월간 방송이 나갔지만 실제 촬영 기간은 3박 4일이었다. 휴가를 내고 다녀왔다. 보통은 이렇게 촬영해 8회 정도 내보낸다고 하는데 제가 출연할 당시 방송이 인기를 얻으면서 4회 정도 더 나가게 됐다.

군청 내 반응은 매일 보는 동료가 인기 TV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점에서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하는 정도였다. 지역 주민들도 "재미있게 봤다"는 인사를 건넬 정도의 비슷한 분위기였다.

반면, 외부로 나가면 반응이 뜨거웠다. 워낙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방송 당시엔 다니기가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 무렵 군수님, 군의회 의장님 등과 해외 출장을 가게 됐다. 공항에서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는 모습에 다들 상당히 신기해하셨다. 함께 사진찍자고 하고 사인 해달라고 하는 모습을 보시더니 저에게 "유명인사 돼가 큰일 났다" "이제 그만두는 거 아이가"라는 농담을 던지시더라.

-방송 출연은 개인적인 활동이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만들어진 제작진 등과의 인연을 군정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제가 소속된 부서가 홍보팀이고 주요 업무가 지역 홍보다. 출연한 방송이 인기가 있고 사람들이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촬영 때 지역 전통주인 초화주와 고춧가루, 고추장 등 영양을 대표하는 특산품을 챙겨갔다. 매회 출연진들이 직접 음식을 해먹고 술을 먹으니, 방송을 통해 특산품이 노출이 된다면 지역 홍보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출연자와 70명에 이르는 제작진에게도 영양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김민수 영양군 지방전문경력관이 군정홍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김도훈 기자
김민수 영양군 지방전문경력관이 군정홍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김도훈 기자

-지난해 '나는 솔로'와 파생 프로그램인 '촌장주점'을 영양에서 촬영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일반적으로 지자체가 제작진에게 억 단위의 지원금을 주며 촬영 유치를 하는데 반해 무상으로 촬영을 유치했다.

▶제작진과의 인연을 이어온 덕분이다. 방송 이후에도 함께 출연한 이들은 물론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남규홍 피디를 비롯한 주요 제진과 꾸준히 연락을 이어왔다. 지난해 여름 무렵, '나는 솔로' 프로그램을 함께한 한 출연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남 피디가 '촌장주점'이라는 파생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었고 이 프로그램에 자신이 출연하는데, 첫 촬영장소가 안동이니 시간이 된다면 얼굴이라도 봤으면 좋겠다는 얘기였다.

그는 '촌장주점'이 나는 솔로 출신 출연진 몇 명이 모여 지인 등과 술과 음식을 나누며 다양한 인연과 만남을 이어가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영양의 100년 넘은 막걸리 양조장과 명주로 손꼽히는 초화주가 떠올랐다. 영양에서도 촬영하도록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 막걸리와 초화주를 들고 안동으로 찾아갔다. 그리곤 남 피디께 술을 전달하며 "영양이 프로그램 배경으로 딱 맞지 않냐"며 와달라고 요청한 게 성사됐다. '촌장주점' 촬영 때는 출연진과 제작진을 저희 집에 초대해 저녁식사도 대접했다.

이 촬영이 계기가 돼 '나는 솔로' 촬영으로 이어졌다. '촌장주점' 촬영 당시 출연진과 제작팀이 묵었던 펜션이 있었는데, 남 피디가 그 숙소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 그래서 "예산이 없어 제작 지원금을 부담할 형편이 안 되니 숙소 비용 정도만 군에서 부담하는 대신 촬영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설득했다.

-방송 프로그램 촬영이 지역에 도움이 되나.

▶그렇다. 수십 명의 제작진이 촬영 기간 지역에 머물며 소비하는 금액도 있지만, 이것 보다는 방송에 따른 홍보 효과가 더욱 크다. 특히 지난해 가을 방송한 '나는 솔로' 영양편을 보고 많은 외지분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방송에 나온 죽파리 자작나무숲과 펜션, 카페, 식당 등에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영양을 찾는 외지 관광객 모두가 방송을 보고 찾아온 건 아닐 텐데,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가 있나.

▶정확한 집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군 입장에서도 방송의 파급 효과가 궁금하기에, 관련 업체 측에 협조 요청을 해서 확인하고 있다. 이를테면 업체 측이 찾아온 손님들에게 어떤 경로로 방문하게 됐는지를 물어봐주는 식이다. 방송에 나온 한 펜션은 전과 달리 주말이면 예약이 가득 찬다고 한다. 죽파리 자작나무숲에서 전기 셔틀버스를 운전하는 분들로부터는 "승객들이 방송에 나온 식당이 어디인지 물어보는데 좀 알려달라"는 식의 문의 전화가 걸려오기도 한다. 전국의 지자체들이 큰돈을 들여서라도 인기 프로그램 촬영을 유치하려는 게 이해가 됐다. 이런 이유로 올해도 화제성 있는 프로그램 촬영 유치를 위해 협의하고 있다.

김민수 영양군 지방전문경력관이 사진촬영을 위해 군청을 나서고 있다. 영양군 제공
김민수 영양군 지방전문경력관이 사진촬영을 위해 군청을 나서고 있다. 영양군 제공

-이 프로그램 외에도 지난해 말 자치단체 홍보담당자 자격으로 대구 KBS '아침마당'에 출연하고 지난 1월엔 KBS 2TV의 토론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로직'에도 출연했다. 방송활동을 염두에 두나.

▶전혀 아니다. '아침마당'은 경북 자치단체 가운데 독특한 색깔로 군정을 홍보하는 3곳을 선정한 뒤, 담당자를 패널로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더 로직'은 변호사, 의사, 앵커, 청년정치인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 100명이 모여 특정 주제에 대한 토론으로 승부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공직자 신분으로 정책토론 등에 대해 자유롭게 언급하긴 힘들었지만 각계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연에 응했다. 촬영 마지막 날 출연진과 인사하며 말했다. 나는 잊어도 '영양'군은 꼭 기억해 달라고. 이들이 각자 자리로 돌아가 일을 하다 언젠가 영양과 관련된 부분이 생긴다면 한 번 더 생각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김 경력관이 생각하는 영양의 매력은 뭔가.

▶영양은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별 보기 힘든 요즘 세상에서 별천지를 누리며 자작나무 숲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을 살다보면 휴식이 필요할 때가 있지 않나. 하루 이틀 쯤은 다 멈추고 아무 생각 없이 쉬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갖기에 가장 좋은 곳이 아닐까 한다. 많은 이들이 영양을 방문해 이런 매력을 느껴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