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분 간의 대국민연설, 이란 향한 종전 겁박
이란을 석기시대로… 2~3주 동안 맹폭할 것
호르무즈해협은 각자 알아서… 사용자 부담
핵 무력 바로 옆의 韓, 우리에게 도움 안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평화로운 종전 구상은 없었고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었던 전 세계는 다시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2, 12면
2일 오전(한국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연설은 이란을 더 때리겠다는 의지로 채워졌다. "그들을 그들이 속해 있던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는 강경 발언까지 나왔다.
트럼프 연설은 이란 공격의 정당성 설명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자신의 빠르고 정확한 상황 판단으로 이란의 군사력이 궤멸됐다고 자찬했다. 이런 결단은 베네수엘라 작전에서도 대성공을 거둔 바 있다고 추켜올렸다.
이란에게는 우라늄 농축 종식과 비축분 폐기 등 조건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했다.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향후 2~3주 동안 이란의 주요 시설들을 맹폭할 것이라 공언했다. 특히 전세계가 경악한 대목은 호르무즈해협 문제다. 이란이 틀어쥔 중동산 원유 흐름의 동맥인 호르무즈해협 문제를 사용자 부담으로 남겼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수송로를 통해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은 그 통로를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며 "우리가 요청했을 때 우리와 함께 했어야 했다. 미국에서 석유를 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도움을 청했지만 묵살당한 것에 대한 앙갚음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은 기지와 영공 사용 요청 등을 거부한 바 있다.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미국의 책임 회피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큰 나라에는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중동산 비중이 70%에 달했던 우리 정유업계의 수입선 변화도 점쳐진다. 16% 남짓한 미국산 비중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은 금융시장을 극도의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33% 오른 5551.69로 출발했지만 대국민연설 이후 급락 전환하며 전장보다 244.65포인트(4.47%) 내린 5,234.05에 거래를 마쳤다. 그의 강경 발언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원·달러 환율도 상승 전환했다. WTI 가격은 배럴당 104달러를 넘어섰고,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18.4원 급등한 1,519.7원을 나타냈다.
한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이란 매체를 통해 '미국인과 전세계인을 상대로 한 서신'을 공개했다. 서신에서 그는 종전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미국이 이스라엘의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은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