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기한, 헌재 시한 모두 무시한 국회... 인구 8만 선거구 분구 안갯속에 예비후보·유권자 권리 침해 심각
6·3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경북 경산시의 정치 시계는 멈춰 섰다. 국회가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을 수개월째 넘기면서, 인구 과밀 해소가 시급한 경산시 제1선거구의 예비후보들과 유권자들은 '경기장 규격'조차 모른 채 선거전을 치르는 처지에 놓였다.
공직선거법에 따른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 법정 기한은 선거일 전 6개월인 지난해 12월 3일이었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스스로 정한 시한을 어긴 지 벌써 117일(3월 30일 기준)이 지났다. 헌법재판소가 명시한 입법 개선 시한(2월 19일)마저 지나면서, 지방선거의 공정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가장 큰 혼란이 예상되는 곳은 서부1동, 남부동, 남천면, 남산면을 관할하는 '경산시 제1선거구'다. 최근 서부1동을 중심으로 급격한 인구가 유입되면서 제1선거구 인구는 이미 8만 명을 상회하고 있다. 이는 경북도 도의원 선거구 평균 인구를 기준으로 산출된 법적 상한선(약 7만 2천 명)을 훌쩍 넘긴 수치다. 산술적으로 제1선거구는 반드시 분구(의석 1석 추가)되어야 하는 '공룡 선거구'가 된 셈이다.
국회의 늑장 대응으로 인해 제1선거구 주민 1인의 투표 가치가 타 지역구에 비해 현저히 낮게 평가되는 '표의 등가성' 훼손 문제도 방치되고 있다. 인구가 적은 타 시·군의 도의원 1명이 약 2만4천 명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과 비교하면, 경산 제1선거구 의원은 그 3배가 넘는 시민의 목소리를 홀로 감당해야 한다. 헌법적 평등권이 무너진 위헌적 상황이다.
현장의 불만은 임계점에 도달했다. 제1선거구 분구를 예상했던 한 예비후보는 "법정 기한이 한참 지났음에도 여전히 어느 동네 유권자를 만나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인지도 높은 현역 의원에게만 유리한 '기득권 지키기' 선거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획정 결과가 임당 유니콘파크와 대임지구 개발이 맞물린 제3선거구와의 연쇄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제1선거구의 과밀 해소 과정에서 경산 전체의 정치 지도가 재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임당 유니콘파크가 지향하는 '판교형 혁신 허브'와 대임지구의 정주 여건을 대변할 정치적 목소리가 국회의 늑장 대응 속에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산 시민 A씨는 "지방자치의 주인인 시민의 권리가 중앙정치의 정쟁에 저당 잡힌 형국"이라며 "국회는 하루빨리 제1선거구를 비롯한 경산의 인구 구조를 반영해 도의원 증원을 확정하고, 유권자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