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절정인데… 동촌유원지 선착장 '토사 포대·데크 잔해' 방치

입력 2026-03-30 1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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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후 수거는 뒷전… 행락객 안전·미관 훼손에도 행정기관 책임 공방

26일 방문한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오리배 선착장 한 편에는 어린이 키만한 1톤 포대 수십 개와 목재 데크 파편이 쌓여 공사장을 방불케 했다. 김지효 기자
26일 방문한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오리배 선착장 한 편에는 어린이 키만한 1톤 포대 수십 개와 목재 데크 파편이 쌓여 공사장을 방불케 했다. 김지효 기자

벚꽃이 절정을 맞은 대구 동촌유원지 오리배 선착장 일대에 철거 공사 과정에서 나온 목재 데크 잔해와 토사 포대가 장기간 방치되면서 행락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관할 행정기관은 정비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예산과 관리 주체 문제 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아 '소극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6일 오후 찾은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오리배 선착장. 가벼운 봄옷 차림의 시민들이 아이의 손을 잡고 색색의 오리배에 오르며 봄 정취를 즐기고 있었지만, 선착장 한편은 공사장을 방불케 했다.

어린이 키 높이만 한 1톤(t) 포대 수십 개가 쌓여 있었고, 주변에는 해체된 목재 데크 파편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포대 안에는 흙과 나무조각 등이 뒤섞여 있었다.

이곳 동촌유원지는 금호강 저지대에 위치해 집중호우 때마다 침수 피해가 반복돼 온 지역이다. 4대강 사업 당시 침수 우려 구간에 조성된 목재 데크길은 이후 관리 문제와 안전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구시는 최근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일부 데크 구간을 철거했지만,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토사와 목재 잔해는 며칠째 현장에 그대로 남아 있다.

아직 남아 있는 데크길 역시 수년간 수해를 겪으며 바닥이 들뜨고 파손돼 보행 시 발이 걸릴 정도로 노후화가 심각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이 일대와 관련해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불편 민원만 19건이다.

행인이 넘어지며 영조물 배상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발생하자, 대구시는 지난해 8월 국가하천유지관리비 약 9천만원을 투입해 오리배 매표소 인근 500㎡ 규모 데크길을 블록 구조로 교체했다.

이어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예산 800만원을 들여 선착장 주변 일부 데크 철거 작업을 진행했지만, 철거 부산물은 현재까지 수거되지 않았다.

인근 상인들은 벚꽃 행락철을 맞아 방문객이 급증한 상황에서 방치된 포대 더미가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또 다른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시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해당 구역에 제방과 가동식 홍수벽 설치를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인 만큼, 긴급 위험 구간만 우선 철거했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선착장이 도로에서 떨어져 있어 장비 진입이 어려워 수거에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최대한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올해 안에 용역을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사업이 시작되면 남아 있는 데크길도 함께 철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