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조(韓朝) 관계"라니, 가볍기 짝이 없는 통일부 장관의 종북 망언

입력 2026-03-2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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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통일부·통일연구원 공동 학술회의(學術會議)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에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도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한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남북 관계이든, 한국-조선 관계, 한조(韓朝) 관계이든, 새로운 관계 설정을 통해서 남과 북이 함께 공동 이익을 창출해 나가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의 국무위원이 공식 석상에서 남북 관계를 '한조 관계'라는 표현으로 처음 사용한 것이다.

북한 김정은이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확정한 이후 기존의 대남 단절 기조를 반영해 새롭게 쓰고 있는 '조한(朝韓) 관계'라는 표현을 그대로 받아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조한 관계로 부르는 것은 민족적 동질성을 무시하고 남한 체제를 적대적으로 규정하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맞서 기존의 '평화적 두 국가론'을 강조하려는 뜻이었다고 해명(解明)할지 모르겠지만, '북한의 노림수에 말려들었다' 또는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고 있다'는 힐난을 면하기 어렵다. '적대적 두 국가론'이든 '평화적 두 국가론'이든, 남북한이 완전히 서로 다른 별개의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장관은 이미 잇따른 종북(從北)적 주장으로 물의를 빚어 왔다. 우리 헌법 제3조(영토 조항) 및 제4조(평화통일정책)를 위배하면서까지 "남북은 사실상의 두 국가, 이미 두 국가, 국제법적으로 두 국가"라며 통일부의 명칭을 '평화통일부' '한반도부'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대만에 대한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은 이재명 정부가 왜 수용하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역겨운 자기모순(自己矛盾)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의 대응을 한 묶음으로 묶어 "남북 관계 적대 행위 사과"를 내세우고, 9·19 군사합의 복원 전 우리의 군사훈련을 먼저 중지하자고 주장한 것도 정 장관이다. 대한민국 공직자인지, 북한 대변인인지 모를 지경이다. 내부의 적(敵)만큼 무서운 안보 위기(安保危機)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