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이호준] 이물질 코로나 백신

입력 2026-03-2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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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논설위원
이호준 논설위원

▷3년 전 50대 가장(家長)을 떠나보낸 유족 얘기다.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동네 의원을 찾았다. 몇 달 동안 치료를 받았으나 통증은 더 심해졌고 기본적인 생활도 하기 힘들 정도가 됐다. 의사는 큰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고, 상급종합병원에서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뒤였다. 요통이 생기기 전 정부의 시책에 순응해 코로나19 4차 백신까지 모두 접종했다. 이후 허리 통증이 시작됐으나 췌장이 문제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백신 접종을 고민하던 그를 강력히 만류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효과 없는 허리 치료만 반복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한 의원에 대한 원망이 유족을 괴롭혔다. 그런데 최근 이물질 백신 사건이 터지면서 백신 부작용과의 연관성에 다시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유족은 "50대 안팎의 지인 2명도 공교롭게도 췌장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백신 부작용과의 인과성을 의학적으로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의구심이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코로나 백신 이물질 사건이 터지면서 백신 부작용 규명(糾明)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곰팡이·머리카락·이산화규소 등의 이물질이 신고된 백신과 동일한 제조번호의 물량 1천420만 회분이 2021~2024년 접종됐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로 밝혀지면서다. 법원 역시 정부가 그동안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하지 않던 뇌출혈, 급성 심근경색 사망에 대한 인과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놨다. 앞서 백신 부작용에 따른 사망 피해 보상 신청이 2천465건 접수됐지만 인과성이 인정된 것은 1.1%에 불과했다. 이에 인과관계 인정 범위를 더 넓히고자 지난해 10월 코로나 백신 피해 보상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아직 본격적인 심의도 시작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진실규명시민연대,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회원만 2만여 명이다. 백신 부작용을 추측이나 의심만 하고 있는 국민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훨씬 커진다.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백신 부작용 진상 규명과 이를 요구하는 이들을 외면(外面)하다시피 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이물질 코로나 백신'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제 정부와 국회가 코로나 백신 부작용에 대해 폭넓고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설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