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27% 급락…주요 화학주 줄하락
유가 상승에도 제품값 정체…수익성 압박 확대
에틸렌 공급 차질 가능성…공급 쇼크 시 마진 반등 여지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핵심 에너지 인프라 공격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에너지·화학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유가 상승에도 제품 가격이 따라오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며 수익성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화학주는 이달 들어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KRX 에너지화학 지수는 12.47% 하락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LG화학이 27.31% 급락했고, 롯데케미칼(-14.08%), SK이노베이션(-13.63%), SKC(-12.46%), 금호석유화학(-12.52%) 등 주요 화학주 전반이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 같은 업황 부담은 수급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주요 화학 종목에서는 기관 투자자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며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기관은 LG화학(-1797억원), SK이노베이션(-1782억원), 금호석유화학(-580억원), 롯데케미칼(-293억원), SKC(-184억원) 순으로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황 부진의 배경에는 원가 상승과 제품 가격 간 괴리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중동 지정학적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반등하며 나프타 가격이 상승했지만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원가만 오르고 제품 가격은 제자리인 구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압박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여기에 공급 불안 심리까지 겹치며 시장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이란 무력 충돌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2월 말 이후 등유 72%, 디젤 67%, 휘발유 48%, 나프타 28% 상승하는 등 주요 제품 가격이 빠르게 반응하며 가격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으로 공급 불안정성에 대한 공포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정유사들은 원재료 조달 차질에 노출돼 향후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태가 단순한 운송 차질을 넘어 에너지 핵심 인프라 공격으로 확산되면서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한국 석유화학 업종은 글로벌 원가 구조상 열위에 위치해 공급 감소 국면에서도 수혜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중동 사태가 에너지 핵심 시설 공격으로 확대되며 글로벌 에너지·화학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심화되고 있다"며 "공급 감소가 발생하더라도 원가 경쟁력이 높은 미국이나 일부 중국 업체 중심으로 수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석유화학 업황은 다른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원유뿐 아니라 납사 조달에도 차질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석유화학 생산량이 빠르게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틸렌을 중심으로 한 기초유분 공급 감소가 업황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틸렌 공급은 직접 생산 감소와 아시아 NCC 가동률 하락 영향으로 약 30%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정유 제품보다 더 큰 폭의 공급 축소다. 공급 감소 속도가 재고 소진 속도를 앞지르면서 시장이 빠르게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석유화학 제품은 최종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가격 상승에도 수요가 쉽게 줄지 않는 특징이 있다.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경우 수요 기업들이 가격보다 물량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커 생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마진이 확대되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석유화학 시장은 빠르게 타이트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가격과 마진이 동시에 상승하는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