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했던 2020년 총선 공천 재소환
공천 파동→선거 참패 이번에도 되풀이될까
불통 행보 이어지면서 지지층 실망감↑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공천을 둘러싸고 '사천(私薦)'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보수정당의 고질적인 공천 리스크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2020년 총선 공천까지 재소환하며 "공천 갈등이 보수의 구조적 문제 아니냐"는 자조까지 나온다.
17일 여의도 정가에서는 참패로 이어졌던 2020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 과정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6년 전 시끄러웠던 공천과정이 현 국면과 유사하다는 취지다.
당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을 필두로 한 공천관리위원회는 '쇄신 공천'을 명분 삼아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의 현역 의원을 대거 컷오프 했다. 이후 공천과정에서도 중진 의원과 당권파 의원들을 배제하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됐고, '내리꽂기 공천', '밀실공천'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일부 인사들은 공천의 공정성과 정당성에 의문을 품고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다.
지도부와 공관위 간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황교안 당시 대표가 6개 지역 공천 결과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자 공관위는 2곳만 일부 수용하고 대부분 기존 결정을 유지했다. 선거 막판까지 상처가 봉합되지 않았고 공천 후유증을 겪은 미래통합당은 21대 총선에서 103석만 간신히 얻으며 개헌저지선을 겨우 막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의 사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이 위원장이 현역인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컷오프 하자 정치권에선 "충북지사 자리에 점 찍어둔 사람이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충북지사 후보에는 현 지사 외에도 3명의 후보가 공천을 신청한 상태이나 공관위는 추가 공모를 단행했다.
'공천 파동'의 중심에 있는 대구시장 선거 역시 이 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도우려 한다는 얘기가 난무하고 있다. 사퇴를 번복한 뒤 다시 돌아온 이 위원장은 여전히 '대구시장 현역 중진 의원 컷오프' 의중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치원로는 "2020년 총선뿐 아니라 과거 친이계·친박계 공천학살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면 공천 파행은 계속돼왔던 일이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지역들이 있다 보니 권한을 가진 공관위원장이 사심을 부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보수정당이 발전하기는커녕 퇴행만 거듭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의 공천 파동 문제가 이번에도 되풀이된다면 당을 떠받치고 있는 핵심 지지층마저 잃게 될 것이란 우려가 증폭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없는 야당은 조율과 조정이 당 운영의 근간이 돼야 하는데 '불통 행보'가 이어지면서 지지자들의 실망감만 더 키운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이 총선과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패배할 경우 대중정당의 모습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특정 지지층에 의존하는 '진영 정당'으로 축소돼 외연 확장에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3연속 선거 패배가 현실화될 경우 민심을 다시 끌어올릴 정치적 자산도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치평론가인 이주엽 엘앤피파트너스 대표는 "보수정당의 공천 리스크는 계속해서 있었지만 이번 공천의 경우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른 면이 있다"며 "탄핵 이후 당의 지지세가 너무 무너졌고, 그렇다 보니 특정세력에 의해 너무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면서 객관적, 독립적으로 진행돼야 할 공천이 이전보다 더 공정성이 상실된 모습"이라며 "혼란의 파고가 이번에 유난히 더 큰 것 같다. 현재 기조가 이어진다면 지방선거 이후까지도 당이 상당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