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반도체 주요 기업 주가가 주춤한 모습이지만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따른 메모리 슈퍼사이클(호황기)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5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계약 가격은 춘절 이후 전 분기 대비 130∼180% 상승하는 등 유례없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메모리 공급의 경우) 2027년 하반기 전에는 의미 있는 물량이 나오지 않고, 새로운 공장들이 가동되기 시작해야 병목현상이 해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서버용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비중이 전체의 60%를 차지하며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엔비디아 등 GPU 업체와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대규모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다른 산업으로 공급될 메모리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중동 전쟁도 반도체 수요를 일부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도 이런 추세를 고려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액을 122조원, 영업이익을 38조원으로 상향하며 "D램 및 낸드 가격이 당초 예상치를 재차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돼 가정을 상향 조정했고, 환율도 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또 김 연구원은 "서버를 필두로 모든 응용처향 가격이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수의 고객사로부터 장기 공급 계약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데, 향후 가격 상승 여력을 감안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짚었다. 그는 메모리 가격 상향 조정을 통해 2026년 연간 영업이익도 229조원으로 상향했다. 메모리 부문의 영업이익을 기존 192조원에서 223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SK하이닉스에 관한 보고서에서 "단기간 내 D램 및 낸드의 공급 확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메모리 공급 부족 국면은 최소 내년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특히 "내년 낸드 영업이익은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 수요 확대와 엔비디아 루빈 AI 플랫폼에 신규 채택되는 저장장치(ICMS) 공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4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1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2배 증가하고, 2분기 영업이익은 40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4배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피지컬 AI 시장 진입을 위해 AI 인프라 투자를 2배 이상 확대 중"이라며 "특히 물량과 가격을 동시에 보장하는 3∼5년 장기공급계약(LTA) 체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실적 추정치 상향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