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휴전 협상에 앞서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입장을 주변 아랍 국가들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아랍 외교관들을 인용해 이란이 협상에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중단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휴전 이후 추가 공격이 없다는 확실한 보장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와 함께 전쟁 피해에 대한 이른바 손해 배상과 미군의 중동 지역 철수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1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전쟁을 종식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이란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고, 배상금을 지급하며 향후 침략을 방지할 확고한 국제적 보장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랍 국가들은 외교적 중재를 통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 협상에 나서도록 설득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새로운 중재안을 제시하며 외교적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로서는 세 당사국 모두 협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아랍 외교관들은 전했다.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도 급등하고 있다. 이란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매체는 이란 지도부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정권 생존을 위한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강한 대응을 통해 향후 추가 공격을 억제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란 지도부는 항복 의사가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12일 소셜미디어에서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쉽지만, 끝내는 것은 트윗 몇 개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너희가 실수를 인정하고 대가를 치르기 전까지 너희를 놓아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 역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무조건 항복 또는 군사력 붕괴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또한 이란의 항복을 요구하며 군사 공격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란 역시 이스라엘과 직접 협상에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6월 전쟁 당시 미국이 공습 중단을 선언하자 이란도 공격을 멈춘 바 있지만, 이란 지도부는 당시 결정이 전략적 실수였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번에는 향후 공격이 없다는 확실한 보장이 있어야 휴전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 외교 채널에서는 러시아가 이런 보장에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란이 제시한 조건 가운데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은 거의 없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이스라엘군에서 전략기획부문 책임자를 지냈던 아사프 오리온 퇴역 준장은 이란에도 선택권이 있고 이란이 항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그들은 시간을 벌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