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300만원 받았는데"…20개월 아기 '굶어 죽었다'

입력 2026-03-11 15: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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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수급·푸드뱅크까지 이용한 가정
경찰, 친모 구속…첫째 딸 방임도 조사

생후 20개월 된 딸을 방임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친모가 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20개월 된 딸을 방임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친모가 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영양실조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생후 20개월 여아의 가정이 매달 300만 원이 넘는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인천 남동구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사망한 채 발견된 A양의 가정은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 한부모 가구로 분류돼 있었다. 이 가정은 지난해부터 생계급여와 아동수당 등 각종 지원을 합쳐 매달 평균 300만 원 이상을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A양을 포함해 두 자매를 홀로 양육하던 20대 친모 B씨는 취약계층에 식품과 생필품을 제공하는 푸드뱅크도 정기적으로 이용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을 통해 식재료와 음료, 도넛, 사탕, 모자 등 다양한 물품을 받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B씨가 마지막으로 푸드뱅크를 이용한 시점은 A양이 숨진 채 발견되기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11일이었다. 이처럼 현금 지원과 식료품 지원이 꾸준히 이뤄졌지만, A양은 발견 당시 심각한 영양 결핍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자체의 가정 방문 상담은 지난해 2월 한 차례 이뤄진 뒤 추가 방문은 없었고, 이후 상담은 전화나 온라인, 행정복지센터 방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이 실제 보호가 필요한 아이에게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양은 지난달 20일 어머니와 함께 어린이집 오리엔테이션에도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B씨는 딸이 숨지기 약 일주일 전인 지난달 25일 보육료 신청과 관련해 지자체와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A양은 어린이집 등원이 예정됐던 지난 3일 등원하지 않았고, 다음 날인 4일 집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 B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해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으며, 초등학생인 첫째 딸에 대해서도 방임 여부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첫째 딸은 사건 이후 친모와 분리돼 현재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의 영양 결핍이 어떤 과정에서 발생했는지 등 구체적인 경위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히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