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證, NH·신한 등 타 금융지주 증권사 대비 성장세 더뎌
WM 부문, 증시 호황에도 브로커리지·MTS 점유율 하락세
IB 부문, ECM·DCM 호실적 불구 인수·주선수수료 매년 감소
KB증권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타 대형 증권사 및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보다 더딘 성장세를 거둬 눈길을 끈다.
특히 KB증권이 최근 모회사 KB금융지주로부터 7000억 원을 지원받아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서기로 한 상황에서 각각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을 맡는 이홍구·강진두 대표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해 전년 대비 15.1% 증가한 6739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6.9% 늘어난 9041억 원을 기록하며 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표면적으로는 괜찮은 성과로 보이지만, 지난해 증시 호황 속에서 다른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들이 거둔 성과와 격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7.7% 증가한 1조4205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조315억 원으로 50.2% 성장, 창립 이후 최초로 1조 원 고지를 밟았다. 순이익이 눈에 띄게 늘면서 지주 내 기여도도 28.0%에서 41.1%로 크게 확대되는 등 지주 내 '효자 계열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신한투자증권 또한 순이익이 38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3% 크게 늘었다. 지주 내 기여도도 4.0%에서 7.7%로 확대됐다. 브로커리지와 상품운용수익이 각각 26.6%, 54.3%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했으며, IB 부문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반면 KB증권의 경우 지주 내 기여도가 지난해와 같은 11.5% 수준을 기록하며 존재감이 미미했다. 특히 KB금융의 은행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8.8% 증가한 3조8620억 원을 기록하면서 증권 부문의 상대적인 기여도 확대는 제한됐다.
지난해 국내 10대 증권사의 평균 순이익이 전년 대비 43% 이상 급성장했단 점을 고려한다면 KB증권의 성장률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역대급 증시 호황으로 지난해 증권사들이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KB증권은 그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KB증권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로는 전년 대비 늘어난 충당금이 꼽힌다. 실제 KB증권은 지난해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을 전년 대비 40.3% 늘린 940억 원으로 설정했다. 회사 측은 이를 "금융지주의 보수적인 충당금 관리 기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특히 증시 리테일 주식 점유율과 매년 하락하는 수수료율을 아쉬운 대목으로 꼽는다.
KB금융그룹에 따르면 KB증권의 대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M-able(마블)'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97만 명으로 집계, 전년 말 대비 증가율은 3.1%에 그쳤다. M-able은 지난 2022년 218만 명을 웃도는 MAU를 기록해 정점을 찍은 이후, 이용자 기반을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리테일 성적도 고민거리다. 7%대를 웃돌던 KB증권의 개인 시장점유율은 지속해서 하락해 최근에는 7%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실제 KB증권의 주식 시장점유율은 2024년 7.3%에서 2025년 6.9%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IB 부문에선 인수·주선수수료가 매년 줄어드는 점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KB증권의 인수 및 주선수수료는 11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8.1% 감소했다. KB증권의 인수 및 주선수수료는 ▲2022년 1678억 원 ▲2023년 1353억 원 ▲2024년 1270억 원으로 3년간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KB증권은 주식자본시장(ECM)‧채권자본시장(DCM) 사업 등 IB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는 증권사로 최근 몇 년간 전통 IB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춰 부동산 금융을 축소한 영향에 인수·주선수수료가 매년 줄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KB증권 관계자는 "WM 부문의 경우 디지털 채널 기반의 자산 증대 마케팅 강화 및 금융상품 플랫폼 편의성 개선을 통한 디지털 수익성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IB 부문은 대내외 불확실성 리스크 증가로 시장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기업금융 중심의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