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35년, K-치킨의 표준을 세우다④] 치킨 한 마리에 담긴 기적, 촘촘한 '상생 생태계'를 짓다

입력 2026-03-10 04:30:00 수정 2026-03-10 06: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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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뚝심 '1마리당 20원' 적립… 불황에도 마르지 않는 나눔
푸드트럭 몬 가맹점주들…지원대상 청년이 다시 멘토로 크는 '선순환'
아동·자립준비청년·다문화 아우르며 '상생 생태계' 구축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제4회 아동건강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전라·광주 지역 아동 2만여 명에 '치킨과 행복'을 전달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대한민국 대표 상생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의 성장 이면에는 확고한 '나눔 경영'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일회성 기부를 넘어, 독창적인 기금 조성부터 땀 흘리는 현장 봉사, 그리고 지원대상자의 완전한 자립까지 우리 사회의 세밀한 곳을 파고드는 교촌의 촘촘한 사회공헌 생태계를 들여다본다.

◆13년 뚝심 '20원의 기적'

기업의 사회공헌(CSR) 활동은 흔히 경영 환경의 풍향계로 불린다. 경기가 둔화되고 실적이 악화되면 가장 먼저 삭감되는 예산이 바로 기부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촌의 사회공헌기금은 경제 불황이나 일시적인 실적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독특하고 견고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 비밀은 바로 2013년부터 13년째 뚝심 있게 이어오고 있는 '20원의 기적'에 있다. 교촌은 고객이 치킨 1마리를 구매할 때마다 본사 차원에서 20원씩을 떼어 별도의 사회공헌기금으로 적립하는 시스템을 제도화했다.

이는 기업이 단순히 이윤의 일부를 사후에 떼어내어 기부하는 전통적 방식을 넘어, 핵심 비즈니스 모델(치킨 판매) 자체에 나눔의 가치를 내재화한 이른바 '코즈 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의 성공적인 안착 사례로 평가받는다.

단돈 20원이라 여길 수 있지만,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의 압도적인 연간 판매량과 결합하자 거대한 나눔의 파도가 탄생했다. 실제로 2025년 한 해 동안 교촌이 이 기금을 바탕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쏟아부은 금액은 총 9억2천만원 규모에 달하며, 전국의 6만5천명의 이웃에게 3만7천마리의 따뜻한 치킨이 전달됐다.

임형욱 교촌에프앤비 상무는 "실적이 좋을 때만 기부하고 어려울 때 줄이는 방식으로는 진정성 있는 상생을 이룰 수 없다"며 "가맹점이 치킨을 팔고 고객이 구매하는 일상적인 경제 활동 자체가 마르지 않는 나눔의 샘물로 이어지는 이 '20원의 기적'이야말로 교촌이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ESG 경영의 뼈대"라고 설명했다.

교촌 임직원과 가맹점주로 구성된
교촌 임직원과 가맹점주로 구성된 '바르고 봉사단'이 특수학급 학생들의 일일 멘토로 나서 야외 체험 학습을 돕고 있다. 특히 과거 교촌의 지원을 받아 홀로서기에 성공했던 자립준비청년들이 이제는 봉사단원으로 합류해 나눔의 선순환 구조를 직접 실천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가맹점·고객 뭉친 '바르고 봉사단'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종종 비판받는 지점은 연말연시 사진 촬영에 그치는 '현장성'의 부재다. 반면 교촌의 나눔 경영은 철저히 현장 중심의 땀방울로 완성된다. 그 중심에는 교촌 임직원뿐만 아니라 가맹점주, 심지어 브랜드를 사랑하는 일반 고객들까지 자발적으로 하나로 뭉친 '바르고 봉사단'이 있다.

이들의 활동 반경은 단순한 물품 전달을 훌쩍 뛰어넘는다. 갑작스러운 봄철 산불이나 수해 등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바르고 봉사단은 푸드트럭을 몰고 가장 먼저 재난 현장으로 달려간다. 매캐한 연기와 흙먼지 속에서 가맹점주들이 생업을 미루고 직접 튀겨내는 따뜻한 치킨은 단순한 구호물품 이상의 깊은 위로를 전한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이 봉사단 안에서 '나눔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는 점이다. 과거 교촌의 지원을 받으며 홀로서기에 성공했던 '자립준비청년'들이 이제는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 되어 바르고 봉사단에 합류했다. 과거의 지원대상자였던 청년들이 이제는 특수학급 학생들을 위한 일일 교사이자 멘토로 나서고 있다.

실제로 자립준비청년 출신으로 바르고 봉사단 활동에 참여 중인 김모(24) 씨는 "보육원을 퇴소하고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두려움이 컸을 때, 교촌의 장학금과 멘토링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며 "이제는 제가 입은 이 봉사단 조끼의 무게를 기억하며, 특수학급 동생들에게 제가 받았던 온기와 희망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문화 시대에 발맞춰 이주배경 청소년들을 교촌 본사로 초청해 진행한
다문화 시대에 발맞춰 이주배경 청소년들을 교촌 본사로 초청해 진행한 '기업탐방 프로그램' 모습. 교촌은 이주배경 청소년과 성인 학습자들이 외식산업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사회 곳곳에 '성장 사다리' 놓다

안정적인 기금과 현장의 실행력을 갖춘 교촌의 나눔은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곳을 향해 폭넓게 뻗어나가고 있다. 가장 큰 축은 미래세대의 건강한 성장이다. '아동건강 지원사업'에 매년 약 2억3천만원을 투입해 전국 보육시설 아이들에게 1만1천마리의 치킨을 지원했다.

치킨 후원을 받은 경기도의 한 지역아동센터 센터장은 "단순히 배달 음식을 후원하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붓을 들고 직접 치킨에 소스를 발라보는 체험은 훌륭한 오감 발달 교육이었다"며 "바쁜 생업에도 불구하고 임직원과 점주님들이 직접 찾아와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정서적 교감을 나눠주신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보호대상아동과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매년 2억1천만 원을 편성, 장학금 지원은 물론 불안한 내면을 돌보는 '마음채움 프로젝트'를 연간 30회나 진행해 심리·정서적 안정까지 책임졌다.

사회 인구 구조 변화에 맞춘 발 빠른 행보도 돋보인다. '이주배경 지원사업'을 기획해 청소년과 성인 학습자들에게 장학금을 후원했으며, 다문화 청소년 100여 명을 본사로 초청해 진로 탐색을 돕는 '기업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청년 세대와의 소통도 놓치지 않았다. 매년 약 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촌스러버(Chon's Lover) 프로젝트를 통해 3천400여 명의 대학생 봉사자들이 직접 기획한 농촌 일손 돕기, 어르신 치매 예방 등 지역사회 밀착형 봉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학생 이모(22) 씨는 "저희가 직접 기획한 시골 어르신 치매 예방 봉사활동 아이디어를 기업이 전폭적으로 밀어주어 놀랐다"며 "활동을 마치고 마을 어르신들과 다 함께 평상에 앉아 갓 튀긴 치킨을 나눠 먹던 그 따뜻한 화합의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벅찬 경험"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일회성 기부가 아닌, 기업과 가맹점, 고객과 지원대상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교촌의 나눔 생태계. 치킨 한 마리에서 시작된 이 상생의 그물망은 프랜차이즈 업계가 고민해야 할 사회적 책임(CSR)의 지속 가능한 방향성을 조용히 묻고 있다.

교촌 임직원과 가맹점주로 구성된
교촌 임직원과 가맹점주로 구성된 '바르고 봉사단'이 특수학급 학생들의 일일 멘토로 나서 야외 체험 학습을 돕고 있다. 특히 과거 교촌의 지원을 받아 홀로서기에 성공했던 자립준비청년들이 이제는 봉사단원으로 합류해 나눔의 선순환 구조를 직접 실천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다문화 시대에 발맞춰 이주배경 청소년들을 교촌 본사로 초청해 진행한
다문화 시대에 발맞춰 이주배경 청소년들을 교촌 본사로 초청해 진행한 '기업탐방 프로그램' 모습. 교촌은 이주배경 청소년과 성인 학습자들이 외식산업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청년 세대와 나눔의 가치를 함께하는
청년 세대와 나눔의 가치를 함께하는 '촌스러버(Chon's Lover)' 프로젝트.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학생 봉사자들이 직접 기획한 농촌 일손 돕기, 어르신 치매 예방, 다문화 아동 한글교실 등의 현장에 교촌이 동행하며 지역사회 곳곳에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청년 세대와 나눔의 가치를 함께하는
청년 세대와 나눔의 가치를 함께하는 '촌스러버(Chon's Lover)' 프로젝트.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학생 봉사자들이 직접 기획한 농촌 일손 돕기, 어르신 치매 예방, 다문화 아동 한글교실 등의 현장에 교촌이 동행하며 지역사회 곳곳에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청년 세대와 나눔의 가치를 함께하는
청년 세대와 나눔의 가치를 함께하는 '촌스러버(Chon's Lover)' 프로젝트.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학생 봉사자들이 직접 기획한 농촌 일손 돕기, 어르신 치매 예방, 다문화 아동 한글교실 등의 현장에 교촌이 동행하며 지역사회 곳곳에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단순한 후원을 넘어 아이들의 정서적 성장까지 돕는 교촌의
단순한 후원을 넘어 아이들의 정서적 성장까지 돕는 교촌의 '아동건강 지원사업'과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마음채움 프로젝트' 현장. 교촌은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보호대상아동과 청년들이 건강하게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세밀한 심리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지난해 교촌
지난해 교촌 '바르고 봉사단'이 직접 만들어 소아암 환아들에게 선물한 '히크만 주머니(소아함 환자 가슴에 연결된 중심정맥관을 보호하는 주머니)'와 편지. 교촌에프앤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