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장중 120달러 근접·공포지수 VKOSPI 코로나 이후 최고…증시 패닉 현실화
미국-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폭등한 가운데 9일 한국 증시가 장중 8% 넘게 급락하는 등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장 대비 333.00포인트(p)(5.96%) 내린 5,251.87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5.72% 하락한 5,265.37로 출발해 낙폭을 키우며 장 초반 5,130선까지 밀렸다. 8% 넘게 폭락하며 5,100선마저 위협받자 한국거래소는 오전 10시 31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해 20분간 거래를 중단시켰다.
코스피 서킷브레이커가 이달 두 번 발동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이 극심했던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1월 역대 최초로 5,000선을 돌파하며 '오천피' 시대를 연 코스피가 불과 41일 만에 다시 그 선마저 위협받는 처지에 놓이면서 공포지수(VKOSPI)도 치솟았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장 대비 14.51% 급등해 71.82를 기록하며 다시 70대로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2천63억원, 기관은 1조5천384억원 순매도하며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반면 개인은 홀로 4조6천27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도체 대장주도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7.81% 내린 17만3천500원에 마감했고, 장중 한때 16만7천300원까지 밀렸다. SK하이닉스도 9.52% 급락한 83만6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유가 급등과 고용지표 부진이 겹치며 3대 지수가 일제히 내린 데다, 오픈AI·오라클의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 철회 소식까지 AI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으로 항공주는 52주 신저가를 줄줄이 갈아치웠다. 대한항공은 8.57% 내린 2만2천400원에 마감했고, 아시아나항공(-5.39%), 티웨이항공(-9.84%), 제주항공(-6.90%), 진에어(-6.43%)도 동반 신저가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장중 120달러에 근접하며 항공사 연료비 급증 우려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정유주도 개장 직후 반짝 올랐다가 이내 하락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장 초반 12만8천600원까지 올랐으나 5.36% 내린 11만8천200원에 마쳤고, S-Oil(-0.77%), GS(-0.61%), 한국석유(-1.94%)도 하락 마감했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7.78%), 의료·정밀기기(-7.73%), 전기·가스(-6.82%), 제조(-6.63%) 등 코스피 내 전 업종이 내린 채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장 대비 52.39p(4.54%) 내린 1,102.28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는 단기 반등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도 추세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은 "환율 1,500원 위협과 유가 폭등이 겹치면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대내외 불안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궈가에서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코스피의 추가 30% 이상 하락 가능성도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