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직격탄"…한국 유조선 7척 고립

입력 2026-03-05 15: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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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수입 95% 지나가는 길 막혀
정유·반도체 공급망 불안 커져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를 비롯한 유류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날보다 L당 47.3원 오른 1천835.8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천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 18일(1천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연합뉴스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를 비롯한 유류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날보다 L당 47.3원 오른 1천835.8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천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 18일(1천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막히면서 한국 정유사의 원유 운반선 여러 척이 해협 인근에 발이 묶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한 유조선에는 우리나라 하루 원유 소비량에 맞먹는 약 200만 배럴이 실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중동 정세 및 대미 관세 협상 관련 현안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석유화학과 정유, 무역통상 분야 관계자들이 참석해 중동 정세에 따른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 의원은 "정유 및 석유학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유조선 7척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업계는 특히 향후 원유 수요와 공급 상황을 고려한 구체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정부가 준비해야 한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해상 물동량의 약 27%가 지나는 핵심 해상 통로다. 전체 폭은 약 55㎞이지만 실제 유조선이 통과할 수 있는 구간은 약 10㎞ 정도에 불과하며, 이 구간은 모두 이란 영해에 속한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전체 원유 수입의 69.1%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고, 이 가운데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는 만큼 해당 지역 상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날 간담회에선 중동 지역에서 들여오는 반도체 핵심 소재 문제도 함께 거론됐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헬륨의 약 90%가 중동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데이터센터 7~8기가 새로 건설될 예정이었는데 중동 정세로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반도체 수급과 수요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또 UAE 등에서 들여오는 헬륨 같은 핵심 소재 공급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정부가 약 208일 분량의 에너지 비축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겨울철 가스 수요가 이미 지나간 상황이지만 저장이 어려운 LNG의 경우 공급선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