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매도 사이드카 이후 하루 만에 양 시장 급반등
국내 증시 신용융자잔액 32.8조…반대매매 공포 여전
시장 뇌관 부상 가능성…증권가 "아직 안심하긴 일러"
빚을 내 주식을 샀던 개인투자자들의 반대매매 우려가 커진 가운데 5일 국내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강제청산 공포에 떨던 투자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다만 국내 주식 시장에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로 불어난 만큼 증권가에선 향후 추가 지수 하락에 따른 대규모 반대매매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8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46.94포인트(10.74%) 상승한 5640.48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도 전일 대비 105.35포인트(10.77%) 오른 1083.79에 거래 중이다.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증시다. 전날 코스피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여파로 698.37포인트(12.06%) 급락, 역대 최대 낙폭과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지난 3일 452.22포인트(7.24%) 하락한 데 이어 이틀간 총 1150.59포인트(19.3%)가 내린 바 있다.
이날은 개장 직후 코스피200선물지수가 급등하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전날은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었다.
전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이틀간 20% 가까이 급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반대매매(강제청산)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었다. 특히 신용거래융자 물량이 역대 최대 규모로 누적된 만큼 시장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80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21조7780억 원, 코스닥시장 11조259억 원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6월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1월 사상 처음 30조 원을 돌파한 바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잔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빚을 내 투자한 규모가 커졌다는 의미로, 통상 상승장에 베팅하는 자금이 늘어났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문제는 투자자가 이를 활용하려면 일정 비율의 담보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신용계좌는 증권사가 요구한 최소 담보비율(통상 140%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주가가 급락해 담보가치가 이 기준을 밑돌면 증권사는 즉각 추가 증거금 납입을 요구하게 된다.
만약 투자자가 다음 날까지 증거금을 채우지 못하면, 그다음 날 장 시작과 동시에 보유 주식이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강제 처분된다. 이 경우 투자자의 손실이 극대화되며, 시장에 풀린 반대매매 물량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재차 확대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여기에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2영업일 이내에 갚아야 하는 위탁매매 미수금 역시 1조 원을 웃돌아 빚투 규모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위탁매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주식 결제 대금이 부족할 때 증권사가 단기간 자금을 대신 지급해주는 것으로, 이 역시 기간 내 상환하지 못하면 주식이 강제 청산된다.
증권가에선 만약 이날도 국내 증시가 폭락할 경우 막대한 강제 청산 물량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전일까지 이틀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인 만큼 이번 급락장에서 담보 부족을 견디지 못한 '매물 폭탄'이 쏟아질 것이란 분석이었다.
다만 이날 국내 증시가 급반등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당초 우려했던 것보단 피해가 적다는 반응이다. 이란 정보당국이 제3국을 통해 미 중앙정보국(CIA)에 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제안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면서 전쟁이 예상보다 일찍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증시로 번진 양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동 사태 이후 2거래일 만에 코스피가 급락한 점은 전쟁 리스크를 일시에 대부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며 "오늘 국내 증시는 낙폭 과대 주도주를 중심으로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아직은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급락과 급등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는 만큼 일각에선 향후 추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기준으로 1차 반등 목표치는 전일 갭 하락을 했던 5800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이후 직전 고점 회복을 '얼마나 빨리'하느냐가 투자심리 회복에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