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앞두고 구·군 행사 줄줄이 지연 되거나 취소…선거법 위반 우려

입력 2026-03-03 17:39:5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북구 떡볶이 페스티벌·고성동 벚꽃축제 연기 또는 취소
서구 비산 2·3동 달성토성마을 골목축제도 10월로 연기
"선거 때마다 축제 취소돼선 안 돼…주객전도된 발상"

지난 2024년 대구 달성군 유가읍 한정리 일원에서 열린
지난 2024년 대구 달성군 유가읍 한정리 일원에서 열린 '제12회 달창지길 벚꽃축제' 당시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기초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각종 봄 행사가 잇따라 지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세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를 우려한 조치다.

3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각 구·군이 추진해오던 봄철 행사들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 비산2·3동에서는 매년 4월쯤 달성토성둘레길 일원에서 열리던 '달성토성마을 골목축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하반기로 연기됐다. 서구는 당초 4월 개최 예정이던 축제를 오는 10월 말 개최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앞서 지난해에도 4월 5일로 계획됐던 달성토성마을 골목축제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 이후인 같은 해 11월 1일로 미뤄진 바 있다.

북구는 올해 5월 개최를 검토하던 떡볶이 페스티벌을 선거 이후 하반기에 열기로 했다. 지난해 역시 5월 개최 예정이던 행사는 경북 지역 대형 산불 발생으로 하반기로 연기된 바 있다.

기존 4월 개최되던 북구 무태조야동 동화천 한마음축제 역시 하반기로 미뤄졌고, 고성동에서는 상반기 벚꽃한마음축제가 취소됐다.

달서구에서는 매년 4~5월 열리던 선사문화체험축제가 올해 10월로 연기됐다. 달서구는 해당 축제를 지난해부터 시비 매칭 사업으로 확대 추진해왔으나, 최근 대구시 공모사업 선정 여부가 불확실한 데다 악화된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일정을 조정했다. 선사문화체험축제는 관광진흥법상 예외 적용이 가능한 관광 행사에 해당하지만, 시기적 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기를 결정했다는 것이 달서구 측 설명이다.

공직선거법 제86조에 따르면 선거일 전 60일부터 선거 당일까지 지방자치단체장이 각종 행사를 개최하거나 후원하는 행위는 제한된다. 축제를 비롯해 교양강좌, 체육대회, 경로 행사 등도 포함된다. 다만 벚꽃축제처럼 특정 시기에 개최하지 않으면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행사는 예외가 인정되지만, 구·군에서는 법 위반 논란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 대체로 행사 취소나 연기를 선택하는 분위기다.

잇따른 축제 취소 소식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올해는 평년보다 개화 시기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봄 축제를 기다리던 시민들의 아쉬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 때마다 행사가 취소될 경우 지역 문화의 지속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별 특색과 전통이 담긴 문화 행사를 취소하는 것은 소수를 위해 다수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한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지역 주민을 위한 일꾼을 뽑는 과정이 선거인 만큼 행정 편의주의적이고 주객이 전도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가 행사 기획 단계에서 법 위반 소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후보자들의 행위 관리가 이뤄진다면 행사 추진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