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사법개혁 3법, 마지막까지 심사숙고 부탁"

입력 2026-03-03 09:47:33 수정 2026-03-03 10: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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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악 대법관 후임 제청 지연…"대통령실과 협의중"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법 3법(재판소원 도입·법 왜곡죄 신설·대법관 증원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국회 입법활동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면서도 "갑작스러운 변혁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마지막까지 심사숙고해달라"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3일 대법원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고,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은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국회의 입법 활동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갑작스러운 개혁과 변혁이 과연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혹시 해가 되는 내용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한 번 더 심사숙고해주시길 국민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사법부는 어떤 경우에도 헌법이 부과한 책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 제도 개편의 근거로 '사법 불신'을 거론하는 데 대해서는 반박했다. 그는 "국민 신뢰를 더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맞는다"면서도 "객관적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최근 갤럽 조사에서 법원에 대한 신뢰도가 미국은 35% 수준인 반면 우리나라는 47%로 나타났다"며 "높다고 자부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신뢰가 낮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세계은행 등의 평가에서 우리 민사재판 제도가 지속적으로 상위권을 차지해 왔고, 최근 세계 140여개국을 대상으로 한 법치주의 지수에서도 한국이 19위를 기록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독일은 법관이 2만명이 넘지만 우리는 3000명 남짓한 인력으로 이 같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제도를 평가할 때는 객관적 성과를 인정한 뒤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제도를 근거 없이 폄훼하거나, 개별 재판을 두고 법관을 악마화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들께서도 신중히 판단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향후 대응 계획에 대해 "지금까지 해왔듯 대법원이 할 수 있는 내용을 국민들께 전달하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에게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면서 "법관들이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은 계속 개선·시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퇴임하는 노태악 대법관의 후임 제청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선 "(대통령실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노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이 아직 들어서지 못하면서 대법원은 당분간 '13인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통상 대법원장의 제청부터 국회 인사청문 절차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최소 한 달 이상 공석 사태가 발생해 법원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제청에 관해 청와대와 불협화음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협의 중이기 때문에 대법원이 일방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계속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