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대신 모바일로 쉽게…학생·교사가 직접 만든 '학교 디지털 시스템'

입력 2026-02-28 18: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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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증·출석부 등 수기 작성 번거로움 대폭 줄여
학생·교사 협업해 '디지털 전환' 이끈 좋은 사례

대구 계성고 소프트웨어(SW)부 학생들이 수기로 이뤄지던 외출관리 업무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한
대구 계성고 소프트웨어(SW)부 학생들이 수기로 이뤄지던 외출관리 업무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한 '모바일 외출관리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2학년 이가영, 윤민준, 이서연 학생. 김영경 기자

"개인을 위해서도, 학교를 위해서도 모두 좋은 일이죠."

학교 안에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되던 업무를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며 학교 발전에 앞장선 학생과 교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은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직접 개선해 실생활에 적용하며 함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학교 외출 번거로움 대폭 줄여

대구 계성고 소프트웨어(SW)부 학생들은 수기로 이뤄지던 외출관리 업무를 개선하기 위해 '모바일 외출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학생들이 질병, 학원, 가족 행사 등 개인적인 사유로 야간자율학습을 빠질 경우 교사에게 종이 외출증을 직접 발급받아 교문 앞 선도부원에게 제시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외출증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하는 상황이 발생해 불편함을 자주 느꼈다. 또 교사가 퇴근 이후 학생 외출증 발급을 위해 학교를 다시 방문해야 하거나 다른 교사에게 부탁하는 등의 번거로움도 있었다.

SW부 학생들은 지난 10월부터 외출관리 시스템 SW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 학교의 지원을 받아 이달 초 개발을 완료했다.

교사는 PC 또는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외출증을 손쉽게 발급하고, 학생들은 해당 사이트에서 발급받은 외출증을 조회해 제시하면 된다. 특정 요일 외출을 위한 정기 외출증 기능을 사용하면 외출마다 일일이 발급하지 않아도 된다. 또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날짜를 표시하는 워터마크(이미지 배경에 삽입한 패턴) 기능도 더했다.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실시했고, 오는 3월 새 학기부터 교내에서 상용화할 예정이다.

SW부 부장인 2학년 윤민준 군은 "모바일 외출관리 시스템을 통해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우리가 개발한 프로그램이 학교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종민 계성고 정보교사가 종이 출석부로 해오던 학생들의 출결관리를 PC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게 해주는
이종민 계성고 정보교사가 종이 출석부로 해오던 학생들의 출결관리를 PC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게 해주는 '모바일 출석부 시스템'를 소개하고 있다. 김영경 기자

◆고교학점제 출결관리 자체 개선

SW부를 이끄는 이종민 계성고 정보교사도 '모바일 출석부 시스템' 개발해 학교 디지털 혁신에 시너지를 냈다.

모바일 출석부 시스템은 교사들이 종이 출석부로 해오던 학생들의 출결관리를 PC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교사는 지난해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며 복잡해진 출결관리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 담임교사가 출결을 일괄 처리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고교학점제하에서는 과목별로 매시간 출석 체크를 해야 한다. 선택과목에 따라 학생들이 이동수업을 하고, 학점 이수를 위해 과목당 3분의 2 이상 출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담임교사와 교과교사가 모두 출결을 체크해야 하는 이중 관리 시스템이 형성되며 교사들의 피로감, 수업 시간 결손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교과교사는 수업 참석 여부만 알 수 있을 뿐 무단결석인지, 질병 결석인지, 출석 인정 결석(경조사, 대회 출전 등으로 인한 결석)인지는 알 수 없다. 즉 출결 처리 권한은 교과교사에게 있지만 실제 매일 출결 마감과 각종 수정 사항 반영은 담임교사의 몫이었다.

하지만 모바일 출석부 시스템을 이용하면 담임용, 교과용 출석부가 서로 연동되어 누군가 출석 체크를 하면 서로의 출석부에 반영돼 이중으로 할 필요가 없어진다. 또 이전 시간에 출결 상황을 표시해 두면 다음 시간에도 자동 적용되어 일일이 체크하지 않아도 된다. 출석 체크 횟수를 줄이는 게 교사들의 업무 경감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이 교사의 설명이다. 또 학생들이 만든 외출관리 시스템도 프로그램 안에 삽입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일하며 편리함을 더했다.

이 교사는 "학생 맞춤형 정보를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저장돼 분실 위험도 없다"며 "3월부터 공식적으로 사용하며 기능을 추가·보완해 다른 학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현동 계성고 교장은 "학생과 교사가 함께 학교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교는 이를 지원하는 '상향식(Bottom-up) 혁신'의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아날로그의 디지털화를 통해 교사 업무를 경감하고 학생 교육의 질은 향상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