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돌파한 김범석의 진심 어린 사과…월가 비관론 꺾고 쿠팡 반등 이끌었다

입력 2026-02-27 11:05:47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사상 최대 49조 매출 달성 속 4분기 실적 부진…창업자의 정면 돌파 통했다
"고객이 유일한 존재 이유" 컨콜서 직접 고개 숙이자 시간외 주가 하락폭 만회
재무 지표 넘어선 리더십의 승리…투자업계 "진정성이 가장 큰 펀더멘털"

김범석 쿠팡Inc 의장
김범석 쿠팡Inc 의장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진솔한 리더십이 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사고 여파로 혹독한 4분기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창업자가 직접 전면에 나서 고객에게 고개를 숙이자 싸늘하게 식어가던 시장의 투심이 즉각적인 반등으로 화답했다. 숫자를 뛰어넘은 리더의 진정성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다시 끌어낸 것이다.

26일(현지 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쿠팡Inc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연 매출 49조 원(345억 달러)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발생한 안타까운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로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하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월가에서는 매출 전망치를 90억 달러 선으로 낮춰 잡으며 4분기 적자 전환에 따른 주가 급락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정규장 마감 후 실적이 발표되자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3.8%가량 하락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김범석 의장의 정면 돌파가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김 의장은 핑계를 대거나 수치를 포장하는 대신, 고객을 향한 진심 어린 사과를 가장 먼저 꺼내 들었다. 정보 유출 사태 3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서 직접 육성으로 전한 첫 메시지였다.

그는 "개인정보 사고로 인해 고객 여러분에게 끼친 심려와 불편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어 "고객은 우리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이며,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해 매일같이 노력하고 있다. 쿠팡에서 고객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보다 심각한 일은 없다"고 역설했다. 단기적인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고객과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변명 없는 창업자의 책임감 있는 자세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하락의 골이 깊어질 것 같던 쿠팡 주가는 김 의장의 사과 메시지가 전해진 직후 빠르게 낙폭을 만회하며 반등세로 돌아섰다. 한때 4% 가까이 빠지던 주가는 오전 9시 기준 하락폭을 0.8% 수준까지 좁혔고, 일부 구간에서는 상승 전환을 시도하기도 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글로벌 투자은행 관계자는 "냉혹한 월가에서 실적 쇼크를 기록한 기업의 주가가 최고경영자의 구두 메시지 하나로 반등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당장의 재무적 타격보다, 위기를 피하지 않고 직접 수습에 나서는 김 의장의 흔들림 없는 고객 중심 철학과 리더십 자체를 쿠팡의 가장 강력한 펀더멘털로 평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