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6일 경제전망 발표, 성장률 2% 전망
인공지능 거품이 꺼지면 1.8%로 하락 가능성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6일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로 경기 반등 흐름이 나타나면서 '경기 부양'이라는 금리 인하 명분이 약해진 결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불안정한 외환·부동산시장 상황이 기준금리를 움직이는 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환율, 집값 상승 불안감 여전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연 2.50% 동결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금융안정 측면에서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짚었다.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원화 가치가 비교적 약화하면서 환율이 추가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1천300원대를 유지했으나 10월 다시 1천400원대로 올라섰고, 이후에는 1천450원대 안팎을 횡보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는 상단 기준으로 1.25%포인트(p)다.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12월까지 3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내렸으나 지난달 열린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 3.50~3.75%로 동결을 결정했다.
한은은 금리를 내릴 경우 집값도 자극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이 총재는 "금융권 가계대출은 거시건전성 강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증가세 둔화 흐름을 이어갔고,수도권 주택가격은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 등으로 오름세가 둔화했다"면서도 "추이를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내·외수 회복세… 건설은 부진
한은은 같은 날 '수정 경제전망' 자료를 내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제시한 전망치 1.8%에서 0.2%p 올려잡은 것이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 1.9%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2.2%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부문별로 보면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1.8%, 설비투자 증가율을 2.4%로 각각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보다 각각 0.1%p, 0.4%p 높아졌다. 재화수출 부문은 1.4%에서 2.1%로 크게 높였다. 반면 건설투자 부문은 2.6%에서 1.0%로 대폭 낮췄다.
이 총재는 "반도체 경기 호조와 세계경제의 양호한 성장 흐름으로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올해 성장률을 0.35%p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비 측면에서도 양호한 기업실적에 따른 소득여건 개선 등으로 0.05%p 정도 높이는 요인이 있었다"면서 "건설투자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는 점은 0.2%p 정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낙관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2.2%, 2.1%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비관 시나리오'에 따라 인공지능(AI) 거품이 꺼지면서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경우 성장률은 올해 1.8%, 내년 1.5%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