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수혜주라더니"…은행株, '육천피' 속 차익 실현 압박에 '나홀로 역주행'

입력 2026-02-26 1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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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은행 지수, 1주일간 2%대 약세…산업지수 최하위
호재 선반영 영향…外人, 3주 연속 차익 실현성 순매도세
분리과세·주주환원 기대 유효…"하방 리스크 제한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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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6200선도 돌파하며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은행주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외국인 차익 실현 매물이 겹치면서 되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적 개선세에 기반한 주주환원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정책 모멘텀도 유효한 만큼 이번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최근 1주일(13~25일)간 2.13%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10.17%)·코스닥(3.49%) 지수 수익률을 밑돌뿐만 아니라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유일한 마이너스(-)다.

지수 구성 종목별 희비는 엇갈렸다. 기업은행(1.72%)과 BNK금융지주(1.40%), 제주은행(1.01%), iM금융지주(0.49%)는 상승한 반면 신한지주(-6.13%), 하나금융지주(-3.08%), 카카오뱅크(–1.93%), JB금융지주(-1.17%), KB금융(-0.47%), 우리금융지주(-0.38%)는 약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금융지주·은행 관련 종목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은행'은 3.12% 하락했으며 ▲삼성자산운용 'KODEX 은행(-2.09%)'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0.33%)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0.02%) 등도 내림세였다.

앞서 국내 은행주들은 지난해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3차 상법 개정 등의 정책 수혜 기대감이 맞물리며 급등세를 맞은 바 있다. 실제 이달 들어 하락장을 맞기 전인 지난 12일까지 'KRX 은행' 지수는 27.01% 폭등하며 산업지수 1위를 기록했고 KB금융, JB금융지주 등은 '만년 저평가'라는 오명을 딛고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로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커진 데다 호재가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 됐다는 인식까지 더해지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특히 주요 금융지주에 대한 보유 비중이 높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 하방 압력을 키웠다.

신한지주의 자회사인 제주은행(0.58%)과 국책은행인 기업은행(13.71%), 성장주 성격이 강한 카카오뱅크(15.21%)를 제외하면 국내 은행주들의 평균 외국인 지분율은 50%를 넘어선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구조 탓에 이들의 매매 방향이 주가 흐름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25일 기준 국내 증시 외국인 지분율 상위 50종목 중 금융지주만 5개 종목이 포함됐는데, KB금융이 76.92%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지주(67.50%) ▲신한지주(60.20%) ▲우리금융지주(47%) ▲iM금융지주(45.25%)가 뒤를 이었다.

또한 13~25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KB금융(-2082억원), 우리금융지주(-1609억원), 신한지주(-1145억원), 하나금융지주(-846억원), iM금융지주(-347억원), BNK금융지주(-243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들의 상승 폭이 타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이유는 외국인들의 지속된 순매도세 때문으로 이들은 은행주가 상승하자 3주째 차익 실현성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주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 전환했는데,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의 상호관세를 비롯한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 근거 관세는 위법이라고 판단한 데다 12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세가 단기 조정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개선세에 기반한 주주환원 확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그간 은행주들의 발목을 잡았던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과징금 관련 불확실성도 지난해 4분기 중 충당부채 전입으로 일부 해소돼서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대형 3사 기준 '배당 노력형' 요건인 배당 성향 25% 이상·전년 대비 배당 10% 이상을 충족하면서 올해 지급 배당부터 분리과세가 적용될 예정이며 감액배당의 경우 이르면 내년 지급 배당부터 시행된다"며 "대형은행 기준 PBR이 0.8배를 초과한 상황에서 자사주보다는 배당에 무게를 둘 경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분리과세 기준을 충족할 니즈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최근 은행주 랠리로 주가는 TSR 밴드상 하단에 위치해 있어 단기적으로 멀티플 부담은 있지만, 해외 은행과 비교 시 아직 업사이드는 남아 있고 향후 실적 개선세에 기반한 주주환원 확대 흐름이 지속된다면 멀티플 부담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ELS 과징금 관련 불확실성은 4분기 중 충당부채 전입으로 일부 해소돼 하방 리스크 역시 제한적"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