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복회서 '대구독립운동기념관, 왜 필요한가' 주제 포럼 개최
"대구, 국채보상운동 주도·광복회가 결성된 역사적 공간…기념관 건립 타당성"
독립운동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대구에 '독립운동기념관' 분원 설치를 촉구하는 자리가 열렸다. 지역 보훈단체는 대구가 3·1운동부터 학생운동을 이끈 항일 거점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상징할 기념 공간 조성 사업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독립기념관 대구 분원 유치 위한 포럼 개최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와 광복회 대구광역시지부는 23일 오후 2시 항일독립운동체험학습관에서 '대구독립운동기념관,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보훈단체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3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한준호 경상북도호국보훈재단 전 학예연구부장이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의 필요성과 구축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각종 독립운동을 이끈 대구에 기념관 분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근거가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한 전 학예연구부장은 "대구는 범국민적 경제투쟁이었던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했고, 광복회가 결성된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에는 애국계몽운동에서 출발해 학생항일운동으로 이어지며 독립운동의 흐름을 이끌었다"며 "독립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형성된 대구 지역의 정신을 엿볼 수 있고, 이러한 역사적 맥락은 대구에 독립운동기념관이 건립되어야 하는 타당성을 가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지원을 위한 지역 차원의 조례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자의 접근성을 고려한 입지 선정과 공공기관이 책임지는 운영 체계 구축, 중장기적 운영 계획 마련도 함께 제안했다.
두 번째 순서에서는 정인열 광복회 대구시지부 사무국장이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의 운영전략'을 공유했다. 지역의 아픈 역사로 남은 '대구형무소'를 복원해 기념관과 연계하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정 사무국장은 "대구형무소는 216명의 독립운동가가 순국한 곳으로 기억해야 할 역사 시설이지만, 현재 흔적도 없어졌다"며 "기념관 분원 건립과 함께 대구형무소 복원은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아픈 역사를 간직한 데다 독립운동가의 희생이 깃든 곳이기에 다크투어리즘 등 교육적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김능진 대구독립운동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이상호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공동대표와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기념관 건립의 과제와 실행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 번번이 무산된 기념 공간…이번엔 다를까
대구에 독립기념관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배경은 지난해 12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문제 제기 이후다. 정 대표는 독립기념관 분원 설치 근거를 담은 독립기념관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충남 천안에 위치한 독립기념관을 제외하면 국가 차원의 독립 역사 공간이 없는 실정"이라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정치권에선 독립기념관 분원 설치 지역으로 대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대구 지역 공약으로 '독립운동 성지로서의 대구 정체성 확립'을 제시했기 때문에, 해당 개정안 역시 그 연장선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구에서 독립운동 관련 기념시설 조성은 지역 보훈단체의 오랜 숙원으로 꼽힌다. 독립운동 자산이 많은 대구에 역사를 교육하고 전시할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수차례 추진된 독립운동 기념 공간 사업은 번번이 무산됐다. 2020년 구상한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은 부지·재정 확보 난관에 부딪혔다. 이후 국가 주도의 시설 필요성이 제기되서 '국립 구국운동기념관', '국립 대구독립역사관' 등 명칭을 바꿔가며 재도전에 나섰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지 못했고 관련 용역비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대구에 독립기념관 분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우선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여야와 협의를 이어가고, 이후에는 분원 유치를 위해 국가보훈부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