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사상 첫 '분산 개최', 낭만과 아쉬움 동시에

입력 2026-02-23 11: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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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위해 시도했지만 어수선한 진행 오점
크로스컨트리 6관왕 클레보 '가장 주목받는 스타'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세계 각국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세계 각국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막을 올린 제25회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23일 오전 4시30분(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에서 열리는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각본없는 드라마의 막이 내렸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기에, 베로나에 모인 선수들은 4년 뒤 겨울, 프랑스 알프스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17일동안의 열전을 정리하며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정리해봤다.

◆ 분산개최, 확실히 엇갈린 명암

사상 첫 두 도시 분산 개최로 시선을 끌면서 새로운 모습들이 많이 연출됐다. 개회식부터 밀라노를 중심으로 각 개최지에서 선수 입장 등이 동시에 진행됐다. 성화대 또한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 두 곳에 모두 불을 밝혀 다른 대회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이 연출됐다.

덕분에 세련된 대도시인 밀라노와 알프스의 자연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코르티나담페초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는 이점은 있었지만 두 도시의 거리가 400㎞로 너무 떨어져 있어 발생하는 대회 분위기 침체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4일(현지시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라운드로빈 경기가 열린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일부 조명과 스코어보드, 전광판이 정전돼 경기가 중단되고 있다. 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라운드로빈 경기가 열린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일부 조명과 스코어보드, 전광판이 정전돼 경기가 중단되고 있다. 연합뉴스

어수선한 진행도 구설에 올랐다. 일부 경기장은 개막 직전까지도 완공되지 않아 우려를 낳았고, 경기가 시작된 첫날엔 코르티나담페초의 컬링장에 정전이 발생하기도 해 오점을 남겼다. 특히 올림픽의 상징인 메달이 부실하게 제작돼 작은 충격 등에도 파손되는 등 이른바 '불량 메달' 논란은 이번 대회의 어수선함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정치적 이슈도 올림픽을 흔들었다. 개막 이전에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대회 기간 이탈리아 안보 당국을 지원할 계획이 알려지며 이탈리아 국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ICE는 자국 내에서 작전 중 시민에게 총격을 가해 파문을 일으키면서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사망한 선수들을 추모하는 헬멧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사망한 선수들을 추모하는 헬멧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경기장 안에서는 스켈레톤 종목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의 헬멧이 이슈가 됐다. 헤라스케비치는 이번 대회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숨진 동료 운동선수들의 이미지를 헬멧에 새기고 출전하려고 했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반대로 결국 실격당했다.

◆ 금자탑을 쌓은 선수들과 눈물을 삼킨 선수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빛나는 성과를 이룩한 선수들이 많지만 가장 주목받은 선수를 꼽으라면 노르웨이의 요한네스 클레보다.

크로스컨트리 6관왕을 차지한 노르웨이의 요한네스 클레보. AFP연합뉴스
크로스컨트리 6관왕을 차지한 노르웨이의 요한네스 클레보. AFP연합뉴스

클레보는 크로스컨트리 남자 10㎞+10㎞ 스키애슬론, 스프린트 클래식, 10㎞ 인터벌 스타트 프리, 4×7.5㎞ 계주 단체전, 팀 스프린트, 50㎞ 매스스타트를 휩쓸며 이번 대회 6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클레보는 '역대 단일 대회 최다관왕'(6관왕)과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 금메달'(11개)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영웅의 귀환'도 주목받았다. 여자 알파인 스키 금메달리스트 미케일라 시프린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알리사 리우(이상 미국)는 은퇴를 선언했다 이번 올림픽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반면 예상치 못한 성적으로 눈물을 삼킨 선수들도 많았다. '쿼드의 신'이라 불리는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일리아 말리닌(미국)은 단체전에서는 백플립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개인전에선 8위로 아쉽게 마무리했다. '스키 여제'라 불리는 여자 알파인 스키 선수 린지 본(미국)도 끝내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중도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