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9조' 메가 ETF 운용역도 떠난다…삼성자산운용, 또 인력 이탈 내홍

입력 2026-02-23 10:02:02 수정 2026-02-23 10: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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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 굴린 KODEX ETF 간판 매니저 3월 중순부터 이탈
DS운용, ETF 조직 구성 박차…베테랑 인재 영입 나서
삼성 ETF 전력 공백 우려…허리층 적체·영업 관행 지적

삼성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점유율 1위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에서 9조원대 자금을 굴려온 핵심 펀드매니저가 경쟁사로 자리를 옮길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잇따른 인력 이탈이 조직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승현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오는 3월 중순께 DS자산운용 차장급 보직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마 매니저는 지난 2018년 한화자산운용을 거쳐 2021년 7월 삼성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지난 19일 기준 그가 운용하는 펀드 수는 19개, 총운용 규모는 9조2450억원에 달한다. 이는 KODEX ETF 전체 순자산총액(147조5738억원)의 6.26% 수준으로 자타공인 삼성자산운용의 핵심 인력이다.

마 매니저는 순자산액이 1조원을 넘는 '메가 ETF'도 다수 운용했다. 종목별로는 ▲KODEX 2차전지산업(1조9482억원) ▲KODEX Top5PlusTR(1조5662억원)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1조3636억원) ▲KODEX 반도체레버리지(1조259억원) 등이다.

업계에서는 DS자산운용이 마 매니저에게 고보수를 제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사모펀드 투자 강자인 DS자산운용은 최근 ETF 사업 진출을 위해 조직 구성에 박차를 구하고 있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컨설팅사업부장도 오는 3월부터 DS자산운용으로 이동하며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에서도 인력을 확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S자산운용은 향후 조직개편을 통해 이들 인력을 ETF본부로 독립할 계획이다.

특히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을 벤치마킹해 '액티브 ETF' 중심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마 매니저는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 ▲KODEX TDF 액티브 등을 운용한 베테랑인 만큼 DS자산운용의 ETF 사업 진출과 액티브 전략 고도화에 기여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조직 구성과 영업 관행 등이 마 매니저의 이직 결정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먼저 마 매니저의 총운용경력은 7년 5개월이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에서 주니어를 막 벗어난 5~10년차 운용역은 21명으로 전체 펀드매니저 60명 중 3분의 1을 웃돈다. 이처럼 허리층 인력이 두터운 구조상 승진 경쟁이 치열해 인사 적체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연차·나이대의 운용역들이 많아 승진 등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또한 삼성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들은 운용보단 영업 실적 중심으로 평가받는 분위기가 강해 이에 대한 부담도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 매니저의 DS자산운용 합류로 삼성자산운용은 '인력 이탈'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앞서 삼성자산운용에서는 지난해 최창규 디지털마케팅 VP(Vice President)와 김영훈 채널마케팅본부장이 각각 미래에셋자산운용, 빗썸으로 이동한 바 있으며 디지털마케팅본부 소속 인력들도 경쟁사로 대거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핵심 운용역의 이동이 당장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렵지만, 주요 인력이 잇따라 빠져나가는 모습이 이어질 경우 조직 안정성과 장기적인 경쟁력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자산운용 측은 "마 매니저의 이동은 확정된 게 아닌 아직 고심 중인 단계로 알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재직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