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I 논쟁, 이민정책, 상호관세… 악재 콤보
여론조사 결과 무시, 지지자만 보고 간 패착
'왝더독'(Wag the dog) 전략 배제 못해
11월 중간선거까지 8개월 남짓 남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 손으로 쌓아 올린 정치적 악재는 켜켜이 축적되고 있다. 거센 여론의 반발에도 개의치 않고 독불장군식으로 정책을 몰아붙인 터였다.
지난해 취임 직후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논쟁으로 반(反) 트럼프 정서를 강화한 것이 시작이었다. 올해 초에는 이민정책 반대 시위에 나섰던 두 명의 시민을 공권력의 총격에 숨지게 했다. 여기에 연방대법원까지 상호 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던 '관세'를 국민들의 개념 정리 사전에서 수정해야 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중간선거까지 가는 길에 악재만 수두룩하다. 민심의 향방을 알려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이달 12~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64%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품 관세 정책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연방대법원의 관세 판결이 있기 직전 나온 여론조사 결과였다. 소득 수준과 성별, 연령대를 불문하고 관세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우세했다. 지지자들의 목소리만 듣고 정책을 추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오로지 공화당 지지자의 7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민정책도 이와 비슷했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가 이달 5∼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2%가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의 미국 도시 내 배치는 과했다고 답했다. 항의 시위 현장에 연방 법집행 요원들을 투입한 것 역시 도를 넘었다는 응답이 61%였다.
때문에 중간선거에서 자신의 탄핵을 공언하는 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지는 마당에 정치적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도 농후하다. 내부의 불만을 잠재울 외부적 요소에 시선을 돌리려 할 개연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핵 협상을 진행하면서 보름이라는 시한을 주고 기대에 걸맞은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이란을 공격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1998년 '지퍼게이트'를 희석하려던 빌 클린턴 대통령의 이라크 공습 결정이 대표적 전례로 회자한다.
이 밖에도 다음 달 말로 예정된 미중정상회담에서도 깜짝 이벤트가 나올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대화의 손짓도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적 요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