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둔화에 배터리 동맹 흔들…ESS·휴머노이드로 돌파구 찾는다

입력 2026-02-22 18:20:57 수정 2026-02-22 18:22:24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엘앤에프, 양극재 전담 자회사 설립
포스코퓨처엠, ESS용 LFP 라인 확대

엘앤에프 대구 구지3공장. 엘앤에프 제공
엘앤에프 대구 구지3공장. 엘앤에프 제공

전기차 캐즘(Chasm·수요 둔화)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와 완성차 기업의 협업이 파행을 맞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와 로봇을 중심으로 한 사업 전략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대구경북 2차전지 소재사들도 변화에 발맞춰 사업 다변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는 삼성SDI와 함께 설립한 미국 합작법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PE)'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투자 축소의 결과로 보유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도 대규모 공급 계약이 잇따라 해지됐다. 독일 배터리 모듈 조립사인 프로이덴베르크 배터리 파워 시스템(FBPS)과 체결한 3조9천억 원 규모의 계약이 무산됐고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맺은 9조6천억 원의 배터리 셀·모듈 공급 계약도 없던 일이 됐다. 이 외에도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도 자산 분할을 합의하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신산업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맞물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으로 안정적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배터리 소재 업계에도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또 제조 혁명의 핵심으로 급부상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고출력·고에너지밀도 배터리가 필수적인 특성상 삼원계와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서 앞선 한국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경북 배터리 소재사들도 ESS와 휴머노이드 시장 공략을 위해 지역별·용도별 생산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양극재 업계의 경우 대구에 본사를 둔 엘앤에프가 ESS 수요 대응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생산 전담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를 설립하고 국내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회사는 SK온과도 지난해 북미 LFP 양극재 공급 MOU를 체결하며 미국 ESS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의존도를 줄이고 ESS용 LFP 양극재 판매를 확대할 계획으로, 포항 전기차용 양극재 공장 라인 일부를 ESS용 LFP 라인으로 개조해 올해 하반기부터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 팩토리얼과 투자 계약을 맺고 휴머노이드 로봇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에코프로비엠이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와 고체 전해질 양산을 준비 중이고, 엔켐도 전고체 배터리용 세라믹 공정 기반 산화물 전해질과 고분자 고체 전해질을 포함한 복합 전해질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 전기차 업황 둔화에 따른 사업 전략 변화가 배터리 제조사와 배터리 소재사까지 확산하고 있다"며 "급성장 중인 시장에 대한 속도감 있는 대응을 통해 올해 실적 반등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