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심제는 소송 지옥"…대법 재판소원 '정면반박' 논리는?

입력 2026-02-18 18:18:10 수정 2026-02-18 19: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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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공직선거법 파기환송 후 재판소원 본격화" 지적
민주당은 재판소원법 강경 추진 입장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이 18일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관련 헌재의 찬성 입장을 요목조목 반박했다. 재판소원은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클뿐더러, 4심제로 변질돼 국민들을 '소송지옥'에 몰아넣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날 대법원은 "헌재가 종전에 낸 입장에는 국민들이 관련 쟁점에 대해 오해할 소지가 있는 내용이 있다"며 '재판소원에 관한 Q&A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대법원은 "헌법은 1987년 헌재를 신설하면서 재판소원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재판소원이 헌법 체제와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또 헌재가 정치적 성향이 간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정치적 재판기관인 만큼, 재판소원을 통해 특정 재판의 결론에 직접 관여할 경우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대법원은 "헌재 심판에는 헌법재판관 임명권자를 비롯한 정치적 다수 세력의 정치적 성향이 간접적으로 반영된다"며 "간통죄, 낙태죄, 과거사 소멸 시효 등 재판관이 바뀌면 동일 쟁점의 결론이 정반대로 바뀌기도 한다"고 했다. 헌법재판관은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지명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 몫은 국회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임명할 수 있다.

이어 재판소원제가 충분한 숙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점도 꼬집었다. 대법원은 "22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법률안이 국회에서 심사된 적이 없다"며 "(재판소원제는) 지난해 5월 1일 공직선거법 위반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에 대한 즉각적 반향으로 발의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지자 더불어민주당이 '4심제' 논의를 시작한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은 또 재판소원법안에 담긴 재판소원 사유가 ▷헌재 결정에 반하는 재판 ▷적법 절차 미준수 ▷헌법·법률 위반이 명백한 경우로 규정된 점도 지적했다. 대법원은 "헌법 규정과 재판소원 사유가 모두 추상적이어서 많은 패소 당사자는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면서 재판소원을 하려 할 것"이라며 재판소원이 '소송 지옥'을 부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재판소원제를 두고 대법원과 헌재가 충동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향후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사법개혁 법안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2월 24일 본회의부터 주요 민생·개혁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재판소원법은 지난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전체회의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