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기준으로 적용 범위 보완…신규 지정지역 6개월 연장
수도권 매물 증가 기대 속 지방은 가격 하방 압력 우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오는 5월 9일 예정대로 종료하되 계약 기준 확대와 실거주·전입의무 한시 완화 등 보완책을 함께 시행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수도권 매물 증가와 달리 지방 시장에는 심리 위축과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중과 유예는 애초 일몰 시한인 올해 5월 9일 양도분까지로 종료한다. 대신 계약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 범위를 보완해 시장 혼선을 줄이기로 했다. 관련 시행령 개정안은 13일부터 입법예고되며 이달 내 공포·시행이 목표다.
현행 제도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경우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를 가산한다. 2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5월 9일까지 양도하면 중과를 한시 배제해 왔다.
정부는 우선 중과 유예 적용 기준을 '양도일'에서 '계약일' 중심으로 보완했다. 기존 조정대상지역 중 지난해 10월 15일 이전 지정된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 소재 주택은 오는 5월 9일 이전 매매계약을 맺고 계약일로부터 4개월 내 잔금과 등기를 마치면 중과를 적용하지 않는다. 계약 체결과 계약금 지급이 증빙돼야 한다. 가계약이나 허가 전 사전약정은 인정하지 않는다.
작년 10월 16일 신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은 적용 기한을 더 늘렸다. 5월 9일까지 계약을 체결하면 계약일로부터 6개월 내 잔금과 등기를 마칠 경우 중과를 배제한다. 신규 지정으로 매도 기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2개월을 추가 부여했다.
임대 중인 주택에 대해서는 토지거래허가제 실거주 의무를 한시 완화한다. 이달 12일 기준 체결된 임대차계약이 있는 경우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한다. 단, 발표일로부터 2년 이내인 2028년 2월 11일까지는 반드시 입주해야 한다. 취득 후 2년간 실거주 의무는 유지된다.
주택담보대출 전입 의무도 조정한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구입 목적 주담대를 실행한 경우 기존에는 6개월 내 전입해야 했다. 앞으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또는 '임대차계약 종료일로부터 1개월' 중 늦은 시점까지 전입을 허용한다. 다만 매도인이 다주택자이고, 매수인이 대출 신청일 기준 무주택자이며, 기존 임대차계약을 승계하는 거래 등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이번 실거주 및 전입 의무 유예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매도하는 경우로 한정한다. 1주택자 매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조용범 재경부 세제실장은 "다주택자의 매도 물량을 시장에 유도하면서도 임차인 거주권과 무주택자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는 보완책"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주택자 매물을 시장에 유도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규제지역이 사실상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수도권은 매물 증가로 거래가 숨통을 틀 수 있지만, 지방은 심리 위축과 가격 하방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정규 동아대 부동산대학원장은 "직접 규제 대상이 아닌 지역도 세제 강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세 부담 불안이 추가 매수를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강한 규제를 내놓으면 시장에서는 집값 하락 가능성을 먼저 떠올린다"며 "회복세를 보이던 대구 수성구가 정체할 수 있고, 다른 지역은 회복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시장 심리 자극 효과도 거론된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 속에 '이번 기회에 상급지로 갈아타자'는 수요가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서울은 공급 부족 인식이 강해 매물이 소화될 여지가 있지만 지방은 공급이 이미 많은 상황"이라며 "지방은 가격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향후 보유세 정책도 시장의 또 다른 변수다. 그는 "양도세는 매도 시 부과되는 세금이어서 보유세 부담이 크지 않으면 다주택자가 버틸 가능성도 있다"며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를 함께 조정해야 효과가 나는데 보유세를 그대로 두면 정책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원장도 "정부가 현재는 보유세를 건드리지 않고 있지만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를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며 "공시가격 현실화율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면 보유세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시점이 되면 수도권 주택을 보유한 지방 거주자가 지방 주택을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