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올림픽] 한국 쇼트트랙 혼성계주팀의 불운…넘어진 미국 선수와 충돌해 메달 좌절

입력 2026-02-11 14:36:58 수정 2026-02-11 14: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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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계주 2,000m 준결승서 사고 발생
미 스토더드, 넘어지며 김길리와 부딪쳐
13일 여 500m와 남 1,000m서 재도전

김길리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넘어진 뒤 경기가 끝나자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길리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넘어진 뒤 경기가 끝나자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일으킨 불똥이 엉뚱하게 한국으로 튀어버렸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불운이 닥쳤다. 혼성계주 경기에서 미국 선수가 미끄러지면서 김길리까지 넘어뜨리는 바람에 메달과 멀어졌다. 한국은 분위기를 잘 추슬러 다음 쇼트트랙 경기에 대비할 생각이다.

◆불운, 넘어진 미국 선수와 충돌

최민정(5번)이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에 첫 주자로 출전,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민정(5번)이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에 첫 주자로 출전,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날벼락이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첫 발걸음부터 꼬였다. 쇼트트랙에서 한국은 꾸준히 강세를 보여왔다. '메달 밭', '효자 종목'이라 불려온 이유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 메달을 몇 개 딸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미국의 실수로 한국까지 무너졌다.

대표팀의 쇼트트랙 첫 메달 도전이 실패로 끝났다. 대표팀은 10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 나섰으나 2조 3위로 결승선을 통과, 상위 2개 팀에게 주어지는 결승 진출권을 놓쳤다.

김길리(맨 뒤)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3번)와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길리(맨 뒤)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3번)와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준준결승은 무사히 통과했다. 최민정, 김길리, 임종언, 신동민이 나서 1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미국이 1위를 달리다 넘어졌는데 김길리가 잘 피했다. 준결승에선 캐나다, 벨기에, 미국과 함께 2조에 편성됐다. 신동민 대신 황대헌이 가세했고, 선전이 기대됐다.

하지만 사달이 났다. 레이스 중반 1위로 달리던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가 혼자 미끄러져 넘어진 게 시발점. 추격하던 김길리가 피할 새도 없이 스토더드와 충돌, 쓰러졌다. 김길리가 넘어진 채로 손을 뻗어 후발 주자 최민정과 터치했다. 하지만 이미 승부는 끝나버렸다.

김길리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와 충돌해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길리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와 충돌해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발목 잡아버린 스토더드

당연히 의도한 건 아닐 게다. 그래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번 실수한 게 아니라 더 그렇다. 혼성 계주 2,000m가 끝난 뒤 미국 대표팀 코린 스토더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악플'이 쏟아졌다. 결국 스토더드는 SNS 댓글창을 닫아야 했다.

이날 12바퀴째 선두를 달리고 있던 건 미국. 당시 주자가 스토더드였다. 하지만 스토더드는 갑자기 균형을 잃고 미끄러졌다. 뒤따르던 캐나다 선수는 스토더드를 피했다. 하지만 김길리는 그렇지 못했다. 펜스 쪽으로 붙어 피하려 했지만 스토더드와 뒤엉켜 넘어졌다.

김길리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를 피하지 못해 충돌한 뒤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길리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를 피하지 못해 충돌한 뒤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한국은 3위에 그쳤다. 김민정 대표팀 코치가 현금 100달러를 들고 심판진을 향해 뛰어갔다. 무분별한 항의를 방지하려고 국제빙상연맹(ISU)이 정한 규칙에 따른 행동. 항의가 수용돼 판정이 번복되면 돈은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날은 환불받지 못했다.

경기 후 스토더드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이미 스토더드는 준준결승에서도 혼자 달리다 넘어진 바 있었다. 당시에도 김길리와 충돌할 뻔했다. 그때는 김길리가 잘 피했지만 또다시 닥친 상황에선 그러지 못했다. 빙판 위에 연거푸 구른 스토더드가 결국 한국의 앞길을 막았다.

김길리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를 피하지 못해 충돌한 뒤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길리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를 피하지 못해 충돌한 뒤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아쉬움 접고 메달 레이스 계속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넘어진 김길리와 재빨리 터치하며 경기를 이어갔으나 벌어진 격차를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다. 쇼트트랙 첫 종목에서 좋은 흐름을 가져오려던 계획도 어긋나버렸다. 우리 실수 탓이 아니라 더 안타까운 결과였다.

최민정은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다. 종목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며 "다른 날은 또 좋을 때도 있을 것이다. 이제 첫 종목이 끝났다. 아쉽지만 남은 종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끼리 어려운 만큼 더 잘 해내자고 다짐했다"고 했다.

김길리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를 피하지 못해 충돌한 뒤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길리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를 피하지 못해 충돌한 뒤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그보다 더 신경 쓰이는 건 김길리의 몸 상태. 스토더드와 뒤엉킨 김길리는 펜스와 강하게 충돌했다. 이후 복부를 붙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다행히 오른팔에 찰과상이 있고 팔꿈치가 부었으나 다음 경기에 나서는 데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쇼트트랙 경기는 많이 남아 있다. 일단 다음 경기는 13일 오전 열리는 여자 500m와 남자 1,000m. 한국 남녀 선수들은 모두 준준결승에 진출한 상태다. 특히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젊은 에이스 임종언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최민정이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미국 선수 탓에 넘어진 김길리와 터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민정이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 도중 미국 선수 탓에 넘어진 김길리와 터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코린 스토더드. 스토더드 SNS 제공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코린 스토더드. 스토더드 SN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