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기대수명(期待壽命)은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꾸준히 증가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2021년 83.6세에서 2022년 82.7세로 줄어들었으나, 이듬해인 2023년 83.7세로 다시 증가했다.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지난 53년 동안 무려 20년 넘게 증가한 것이다. 여성의 기대수명은 86.6세로 남성 80.8세보다 5.8년이 더 길다. 남녀 간 수명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한국 남성은 2.3년, 여성은 2.9년 더 오래 산다. 장수(長壽)하는 나라에 속한 셈이다.
이쯤 되니 오래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조만간 100세 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서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자'는 9988이 신년(新年) 건배사로 등장하기까지 했다. '더 오래 살수록 더 오래 건강할 것'이라는 기대 역시 상식처럼 되었다.
하지만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최근 분석한 '건강수명 통계집'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강수명(健康壽命)은 69.89세(2022년 기준)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14년부터 유지해 왔던 건강수명 70세 벽이 오히려 무너진 것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서울·경기·세종·제주를 제외한 나머지 13곳은 모두 건강수명이 70세에 미치지 못했다. 소득(所得)이 건강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소득 상위 20%의 건강수명은 72.7세인 데 비해, 하위 20%의 건강수명은 64.3세로 무려 8.4년이나 차이가 났다.
전문가들은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慢性疾患)의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생활 습관이 정말 중요한 핵심이다. 이번 통계집의 건강 위험 요인 항목에서 '아침 식사 실천율'과 '비만율'이 이전보다 나빠진 것이 두드러졌다. '아침 안 먹고 비만해지는 지표'가 만성질환 유병률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만성질환 발병(發病)이 노년층이 아니라 30·40대로 내려오고 있다는 점이다.
자칫하면 일생(一生)의 절반 이상을 만성질환에 시달리며 지낼 수도 있다. "아침 드셨습니까?"라는 우리의 전통 인사가 '골골 100세 시대'를 맞아 새삼스럽다. 든든한 아침밥이야말로 건강한 삶을 지탱해 주는 출발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