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 언론 자유 위축…펜 부러뜨리는 각국 정부들

입력 2026-02-09 18:04:37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아르헨 정부, 직접 언론 반박문 제작
거대 '지역방송' 출범, 기성언론 압박
홍콩 '민주언론인' 징역 20년 선고

9일 홍콩 웨스트카오룽(서구룡) 법원은 지미 라이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그는 앞선 재판에서 외국 세력과의 공모 및 선동 혐의 등 총 3개 혐의에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20년 지미 라이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9일 홍콩 웨스트카오룽(서구룡) 법원은 지미 라이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그는 앞선 재판에서 외국 세력과의 공모 및 선동 혐의 등 총 3개 혐의에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20년 지미 라이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언론 자유가 후퇴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권위주의 국가들뿐만 아니라 민주 국가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 7일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국경없는기자회(RSF)의 '언론자유지수'를 인용해 "전 세계 국가 절반 이상에서 언론 활동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전세계 '언론자유지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67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55점에 그쳤다. 67점은 미국, 55점은 세르비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권위주의 국가들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제도를 갖춘 국가들도 언론의 자유가 크게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언론에 대한 정부 차원의 압박이 공공연해지고 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주 자신의 SNS에 '공식 대응 사무소'를 개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거짓말과 언론 조작을 폭로"하는 목적으로 대응 창구를 만든 것이고 했다.

정부 기관을 동원해 언론 기사를 반박하고 허위 사실을 지적한다는 게 설립 취지다. 말레이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에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또한 기자들을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난하는 등 언론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아르헨티나 국내에서는 정부의 관점을 여론에 주입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아르헨티나 언론인들은 성명을 통해 "정부가 스스로 진실의 재판소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언론을 제도적으로 위축시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언론 자유도가 높은 것으로 인식되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지역 방송국 운영사인 넥스타와 테그나의 합병에 대해 "좋은 합병"이라며 지지하고 나섰다. 62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의 이 거래가 성사될 경우 미 전역의 80%가 넥스타를 통해 TV를 시청하게 된다.

앞서 트럼프는 이 거래에 반대 입장이었으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그는 ABC, CBS 등 기성 방송사들이 "민주당의 도구"라며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자신에게 비판적인 방송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이자 언론인인 지미 라이는 9일 열린 재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라이는 앞선 재판에서 외국 세력과 공모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내용의 글을 출판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는 홍콩에서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논조의 신문인 '빈과일보'를 운영했다. 또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