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AI 청정의 이름이 무너진 봉화, 적막 속에 멈춰 선 양계단지

입력 2026-02-09 15:00:21 수정 2026-02-09 16: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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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뚫린 적 없던 도촌양계단지, 결국 고병원성 AI 확진
분주하던 계란길은 통제선으로…주민·방역당국 긴장의 현장
설 앞두고 확산 차단 총력, 봉화는 지금 '봉쇄의 시간'

9일 오전 찾은 봉화군 봉화읍 도촌리 양계단지 입구는 적막 그 자체였다. 평소 같으면 계란 운반 차량과 닭 운반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며 분주했을 시간이다. 그러나 이날 단지 앞에는 차량의 엔진 소리 대신 고요만이 감돌았다. 손병현 기자
9일 오전 찾은 봉화군 봉화읍 도촌리 양계단지 입구는 적막 그 자체였다. 평소 같으면 계란 운반 차량과 닭 운반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며 분주했을 시간이다. 그러나 이날 단지 앞에는 차량의 엔진 소리 대신 고요만이 감돌았다. 손병현 기자

9일 오전 찾은 봉화군 봉화읍 도촌리 양계단지 입구는 적막 그 자체였다. 평소 같으면 계란 운반 차량과 닭 운반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며 분주했을 시간이다. 그러나 이날 단지 앞에는 차량의 엔진 소리 대신 고요만이 감돌았다. 방제복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방역요원들만이 말없이 서서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단지 내 주요 출입구 2곳은 완전히 봉쇄됐다. 이동 제한선이 설치됐고, 소독 시설을 거치지 않은 차량은 접근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봉화군은 추가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인근 진입로에도 통제초소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전국으로 계란을 실어 나르던 길목은 하루아침에 '통제 구역'으로 바뀌었다.

도촌양계단지는 단일 지역 기준 전국 최대 규모의 산란계 밀집 단지다. 닭 약 150만 마리가 사육되고, 하루 평균 100만개 이상의 계란이 생산된다. 전국 계란 생산량의 약 2%를 차지하는 핵심 거점이다. 농장들이 서로 맞닿아 있는 구조 탓에 바이러스가 한 번 유입되면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우려는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 6일 단지 내 한 산란계 농장에서 폐사축이 발견됐다. 사육 규모는 39만수. 임상 수의사가 이상 징후를 확인해 봉화군에 신고했고, 경북 동물위생시험소 가축방역관이 즉시 현장에 투입됐다. 임상 검사와 사료 채취가 진행됐으며, 정밀 검사 결과 H5형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됐다.

신고 직후 농장은 곧바로 봉쇄됐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초동방역팀이 투입돼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전면 통제했고, 긴급 살처분 절차가 시작됐다. 농장 간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축산 차량 동선은 철저히 분리됐다. 소독 시설을 거치지 않은 차량은 단지 진입이 원천 차단됐다.

이튿날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최종 검사 결과, 해당 농장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형)로 확진됐다. 산란계 39만마리에 대한 살처분이 진행됐고, 방역대 10㎞ 이내 전업 가금농장 36곳, 463만 마리에 대해 예찰과 정밀 검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역학 관련 방역 조치 대상 농가들도 이동 제한과 소독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경북도와 봉화군은 즉각 비상 체제로 전환했다. 박현국 봉화군수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고, 거점소독시설은 24시간 가동에 들어갔다. 방역 차량이 발생 농가 인근과 주요 간선도로를 수시로 오가며 집중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장 통제와 이동 제한을 위해 환경직 공무원까지 투입됐다.

현장에 배치된 인력들의 표정에는 긴장과 피로가 동시에 묻어났다. 3교대로 이어지는 24시간 통제 속에 단지 안팎은 사실상 봉쇄 상태다. 한 방역요원은 "이 지역은 밀집도가 높아 초동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조금만 늦어도 확산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있는 만큼 파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촌양계단지는 수도권과 영남권 계란 공급의 핵심 축이다. 추가 확산이 발생할 경우 계란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정지역이라는 이름 아래 버텨왔던 봉화의 겨울은 어느 해보다 무겁다. 멈춰 선 운반 차량의 빈자리를 대신해, 현장에는 '더는 번져선 안 된다'는 절박함이 길게 남아 있었다.

9일 오전 찾은 봉화군 봉화읍 도촌리 양계단지 입구는 적막 그 자체였다. 평소 같으면 계란 운반 차량과 닭 운반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며 분주했을 시간이다. 그러나 이날 단지 앞에는 차량의 엔진 소리 대신 고요만이 감돌았다. 손병현 기자
9일 오전 찾은 봉화군 봉화읍 도촌리 양계단지 입구는 적막 그 자체였다. 평소 같으면 계란 운반 차량과 닭 운반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며 분주했을 시간이다. 그러나 이날 단지 앞에는 차량의 엔진 소리 대신 고요만이 감돌았다. 손병현 기자
9일 오전 찾은 봉화군 봉화읍 도촌리 양계단지 입구는 적막 그 자체였다. 평소 같으면 계란 운반 차량과 닭 운반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며 분주했을 시간이다. 그러나 이날 단지 앞에는 차량의 엔진 소리 대신 고요만이 감돌았다. 손병현 기자
9일 오전 찾은 봉화군 봉화읍 도촌리 양계단지 입구는 적막 그 자체였다. 평소 같으면 계란 운반 차량과 닭 운반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며 분주했을 시간이다. 그러나 이날 단지 앞에는 차량의 엔진 소리 대신 고요만이 감돌았다. 손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