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보다 예매가 더 스트레스"…평일도 '매진' 상시화

입력 2026-02-03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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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 1억명 넘었지만 열차 증편은 제한적
교차 운행·탄력요금제 거론…선로 확충은 중장기 과제

정부가 고속철도인 KTX와 SRT의 단계적 통합을 올해 말까지 추진한다. 오는 25일부터는 서울역에 SRT를, 수서역에 KTX를 투입하는 KTX·SRT 교차 운행을 시작한다. 하반기부터는 KTX와 SRT를 구분하지 않고 열차를 연결해 운행하며 통합 편성·운영에 나선다. 계획대로 통합이 이뤄질 경우 코레일과 SR은 2013년 12월 분리된 이후 약 13년 만에, 고속철도는 SRT가 2016년 12월 운행을 시작한 이래 10년 만에 합쳐지게 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8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 SRT 승강장에 열차가 정차한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고속철도인 KTX와 SRT의 단계적 통합을 올해 말까지 추진한다. 오는 25일부터는 서울역에 SRT를, 수서역에 KTX를 투입하는 KTX·SRT 교차 운행을 시작한다. 하반기부터는 KTX와 SRT를 구분하지 않고 열차를 연결해 운행하며 통합 편성·운영에 나선다. 계획대로 통합이 이뤄질 경우 코레일과 SR은 2013년 12월 분리된 이후 약 13년 만에, 고속철도는 SRT가 2016년 12월 운행을 시작한 이래 10년 만에 합쳐지게 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8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 SRT 승강장에 열차가 정차한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자치단체에서 세종으로 파견 근무를 나온 공무원 A(52)씨는 요즘 서울 출장이 잡히는 것이 가장 큰 스트레스다. 새로운 업무 환경에 적응하는 부담보다 고속열차 표를 구하는 일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하루에도 수십 차례 예매 앱을 새로 고치지만 좌석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A씨는 "서울 일정이 불쑥 잡히는지라 미리 예매도 못 한다. 출장이 잡히면 그때부터 업무 시간 내내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KTX와 SRT 등 고속열차가 평일에도 매진되는 일이 잦아지며 좌석난이 일상화되고 있다. 좌석 부족이 구조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 통합을 해법으로 꺼내 들었지만, 실제 좌석이 늘어날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고속철도 이용객은 1억1천900만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1억1천600만명)보다 2.6% 늘어난 수치다. 2023년 연간 이용객이 처음으로 1억명을 넘은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속 300㎞ 이상 고속선에 투입된 열차 편성은 최근 몇 년간 2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좌석 부족 현상이 구조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평일 낮 시간대에도 주요 구간 KTX와 SRT는 매진이 잦다. 승객들은 예매 앱을 수시로 새로고침하며 취소표를 기다리는 이른바 '예매 전쟁'을 치르고 있다. 좌석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는 입석으로 이동하거나 중간 구간까지만 발권한 뒤 연장을 시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호정(32·서울 마포구) 씨는 "지난달 가족 행사로 대구에 계신 이모가 서울에 오기로 하셔서 어머니 대신 예매를 해드렸는데 돌아가는 KTX 차편을 구하지 못해 여러 구간을 나눠 예매하는 방법으로 겨우 차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부도 코레일과 SR을 통합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좌석난을 완화한다는 복안이다. 이달 25일 시작하는 시범 교차운행에 앞서 당장 이날부터 KTX는 수서역에서, SRT는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시운전을 실제 영업 노선에서 실시(매일신문 2월 2일 보도)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하루 2천~3천석가량 추가 좌석 확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올해 안에는 수원·인천발 KTX 노선 개통도 예정돼 있다.

그러나 단기 처방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미 경부고속선 평택~오송 구간은 이미 선로 용량이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기존 선로 아래 70m 깊이로 신설되는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완공은 2028년 이후로 예정돼 있다. 열차 증편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수요 관리 대책도 함께 거론된다. 혼잡 시간대 요금을 높이고 비혼잡 시간대 요금을 낮추는 탄력요금제를 도입해 이용 수요를 분산하자는 방안이다.

우용한 경일대 철도학부 교수는 "좌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릴 뾰족한 수가 없어 통합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며 "통합에 따른 단기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구조적 좌석난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