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경마장 공공주택 편입에 마사회 노조 반발…"불통 행정이자 산업 붕괴"

입력 2026-01-30 13: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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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도권 6만가구 공급에 경마장 이전·9천800호 건설 포함
노조 "말산업 생존권 위협…무분별한 공급은 도시 쇠퇴 부를 것"

렛츠런파크 서울 경주 장면. 한국마사회 제공
렛츠런파크 서울 경주 장면. 한국마사회 제공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에 과천경마장을 공공주택지로 포함시키자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당사자 협의 없이 추진된 일방적 결정이라며 말산업 기반을 붕괴시키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마사회 노조는 30일 성명을 내고 "이번 발표는 공공기관인 마사회와의 일절 협의도 없이 자행된 불통 행정의 전형"이라며 "국가기간 산업인 말산업의 뿌리를 흔들고 2만4천명 종사자의 생존권을 짓밟는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선 29일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6만가구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하며 과천경마장을 경기도 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현 부지에는 약 9천800가구 규모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대규모 공공 부지를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노조는 과천경마공원이 단순한 개발 대상지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연간 420만명이 찾는 수도권 핵심 레저·문화 공간이자, 말산업 전반을 지탱하는 중심축이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이미 존재하는 문화적 자산을 허물고 아파트 숲으로 바꾸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공급이냐"고 비판했다.

특히 과천경마공원은 생산 농가부터 유통, 관리에 이르는 전국 말산업 생태계의 '최후의 보루'로 꼽힌다. 노조는 "각종 규제로 이미 고사 위기에 놓인 말산업에서 과천경마장까지 사라지면 산업 전반에 사실상 사망 선고를 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브리핑에서 이해당사자 반발에 대한 대응 방안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박정훈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마사회 부지는 공기업 소유로, 이전 여부는 마사회 이사회의 결정 사항"이라며 "농식품부는 국토부와 함께 충분히 협의해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실장은 "지역 주민과 마사회 직원, 경마 이용객 등 이해당사자가 다수 있는 만큼 마사회 집행부와 노조, 관계자들과 충분히 협의해 마사회 영업에 큰 무리가 없도록 하고 이용객 편의도 고려하겠다"고 했다.

노조는 또 인구 감소 국면에서 장기 전략 없는 주택 공급 확대는 향후 구도심 공동화와 도시 쇠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기적인 공급 수치에 매몰된 정책이 오히려 중장기적 도시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