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뻥카', 트럼프 관세카드

입력 2026-01-28 19: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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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하려는 전략
습관성 말바꾸기… 작년 4월~7월 28번 철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카드'가 압박용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2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미 무역 합의가 한국 국회에서 입법화되지 않았다"며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밝혔던 터다.

그가 내밀었던 관세 카드가 현실화된 경우는 드물다. 협상에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내민 것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효력 있는 관세 부과는 관보 게재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국에 내민 관세 인상 메시지 역시 불완전했다. 시기가 불분명했고 행정명령 등 추가 조치도 내놓지 않았다.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코앞으로 다가온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판결 이전에 실익을 챙기려는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에 으름장을 놓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협상모드로 돌변한 건 어색하지 않다. 'TACO'(타코·Trump Always Chickens Out·항상 꽁무니를 뺀다), 'TUNA'(튜나·Trump Usually Negates Announcements·대개 말을 바꾼다) 같은 비하 표현이 따라다닐 만큼 그의 말 바꾸기가 잦았던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가 한미 간의 무역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으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가 한미 간의 무역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으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주요 외신들도 대수롭지 않다는 분석을 쏟아냈다. 우선 압박한 뒤 협상으로 실익을 챙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기술'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3주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미국이 주요 교역 상대국을 겨냥, 관세 인상을 위협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추적한 결과 실제로 관세가 부과된 사례는 25%에 그쳤다"고 전했다.

포브스가 분석한 내용도 대동소이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처음 공개한 지난해 4월 2일부터 7월 8일까지 관세 관련 입장을 번복한 횟수는 최소 28번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그린란드 분쟁으로 유럽 8개국에 가했던 10% 관세 위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다보스포럼에서 회담한 뒤 이를 철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