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클러스터, 전력망·용수 확보 지연으로 '골든타임' 놓칠 위기
전력 자립도 200% 경북·낙동강 젖줄 품은 구미… "준비된 배후지"
윤재호 경북상의 회장 "용인 옮기자는 게 아니라 부족함 채우자는 것"
"전력과 용수도 안 되는 곳에 인재만 있다고 공장을 지을 순 없습니다. 인프라가 완벽히 준비된 구미에 보완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부(國富)를 책임지는 반도체 산업이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 글로벌 초격차를 다투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전력 수급과 공업용수 확보라는 현실적인 벽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 하나를 짓는 데도 수많은 시행착오가 따르는데, 수십 조원이 투입되는 반도체 팹(Fab) 건설에서 '하드웨어'인 기반 시설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은 국가적 위기로 직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북 구미를 '보완 반도체 클러스터'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윤재호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은 28일 성명서를 통해 "용인 클러스터를 옮기자는 비현실적인 주장이 아니라, 수도권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가장 경쟁력 높은 구미로 유치해 국가 경제 발전을 꾀하자는 것"이라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구미가 반도체 산업의 최적의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는 명확하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전력과 용수 인프라가 이미 완비돼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북은 전력자립도가 200%를 웃돌며, 구미산단은 500MW급 LNG 발전소가 가동되면 전력 자급률이 38%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또 낙동강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공업용수 공급 체계는 물론, 반도체 공정에 필수인 초순수 생산과 폐수처리 시스템을 이미 갖췄다.
뿐만 아니라 구미에 일정 부분 팹을 건설하면 수도권 대규모 송전망 신설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막대한 국가 재정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윤 회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첫 설계부터 충분한 생산요소 분석이 이뤄지지 못했으므로 그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불일치 문제를 푸는 해답은 보완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과 강력한 지방 인센티브 제공"이라고 역설했다.
단순히 땅과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구미에는 이미 340여 개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집적해 있어 탄탄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5산단 등 풍부한 산업용지와 신공항 배후도시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큰 강점이다.
가장 큰 숙제로 꼽히는 인재 확보 역시 지역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금오공대, 경북대, 포스텍, 디지스트(DGIST), 대구가톨릭대 등 지역 명문 대학들이 반도체 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방에서 근무하는 우수인재에게 소득세 감면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지방 인센티브'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도체 산업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국가 균형 발전 저해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하드웨어(기반시설)와 소프트웨어(인재)의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산지소(지방에서 생산하고 지방에서 소비)' 정신에 입각한 분산 배치가 필수적이다.
윤재호 회장은 "반도체 클러스터의 일정 부분을 구미로 분산 배치하는 것이 진정한 국가 균형 발전의 시작"이라며 "대한민국의 산소탱크를 복수로 가져가는 것이 초일류 반도체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유일한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