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백란 수입, 계란값 잡을까…가격 안정 기대 속 안전·형평성 논란

입력 2026-01-28 16:59:52 수정 2026-01-28 17: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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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부터 224만개 시중 공급, 한 판 5천990원 책정
AI 여파로 계란값 급등…산란계업계는 형평성 훼손 반발

26일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의 한 계란 수입 업체에서 직원들이 정부가 계란 수급 불안에 대비해 수입한 미국산 신선란을 선별하고 세척·포장하는 등 제품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제품화 과정을 거친 미국산 수입란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따른 계란 수급 불안에 대비해 국영무역 방식으로 수입한 미국산 신선란 224만개의 일부이다. 연합뉴스
26일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의 한 계란 수입 업체에서 직원들이 정부가 계란 수급 불안에 대비해 수입한 미국산 신선란을 선별하고 세척·포장하는 등 제품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제품화 과정을 거친 미국산 수입란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따른 계란 수급 불안에 대비해 국영무역 방식으로 수입한 미국산 신선란 224만개의 일부이다. 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치솟은 계란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미국산 신선란을 수입해 시중에 공급한다. 가격 안정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안전성과 형평성 논란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시범 수입된 미국산 신선란에 대해 검역과 세척·선별·포장 전 과정을 점검했다. 앞선 7일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미국산 신선란 224만개를 수입해 단기적으로 계란 수급 불안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AI 확산으로 산란계 살처분이 늘면서 계란 공급이 줄자 수입으로 물가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초도 물량 112만개는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왔다. 미국 농무부가 인증한 흰색 달걀 A등급 L사이즈로, 개당 중량은 56.7g 이상이다. 나머지 112만개도 이달 말까지 순차 반입된다. 안전성 검사에 문제가 없으면 30일부터 시중에 유통된다. 전체 물량의 약 65%는 홈플러스를 통해 판매되고, 일부는 식자재 유통망으로 공급된다.

판매 가격은 국산 계란보다 낮다. 홈플러스 기준 한 판(30구) 가격은 5천990원으로, 현재 국산 계란 소매가의 약 80% 수준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7일 기준 전국 평균 계란(특란·30구) 소매가격은 7천219원으로 1년 전(6천322원)보다 14.2% 올랐다. 평년(6천507원) 대비로도 1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도 상승세는 뚜렷하다. 같은 기준으로 대구의 계란 소매가격은 7천47원으로 1년 전보다 12.5%, 평년보다 12.3% 비쌌다. 경북은 7천237원으로 작년 대비 14.6%, 평년 대비 12.4% 각각 상승했다. 산지가격 역시 이달 중순 기준 5천220원으로 1년 전보다 6.7% 올랐다.

계란값 급등의 직접적 원인은 AI에 따른 공급 감소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19일 현재까지 살처분된 산란계는 443만마리에 달한다. 이달 전체 사육 마릿수는 1년 전보다 0.6% 줄었고, 계란 생산량도 1.2% 감소한 4천915만개 수준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산란계 업계 반발은 거세다. 대한산란계협회는 정부 주도로 수입·유통되는 미국산 계란이 국내 기준을 적용하면 판매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국내산 계란은 난각에 산란일자를 표시하지 않으면 유통이 불가능하고, 산란계 1마리당 최소 사육면적 0.05㎡(신규 농가는 0.075㎡)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반면 미국은 산란일자 표시 의무가 없고, 권장 사육면적도 0.042~0.049㎡로 국내보다 좁다.

가격 정책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진다. 정부가 한 판당 약 2만7천원의 예산을 들여 수입한 계란을 5천990원에 판매하는 것은 과도한 보조라는 지적이다.

안두영 산란계협회장은 "생산 안정 대책 없이 수입에 의존하면 가격은 잠시 내려가도 농가가 노계 도태를 앞당겨 중장기 생산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정부 역시 단기 처방이라는 비판을 인정하면서도 물가 안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한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납품단가 인하지원과 농축산물 할인지원을 지속하고, AI 확산 등으로 수급 불안이 커질 경우 신선란 수입 같은 추가 대책도 검토해 체감 물가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