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감독이 브로커"…은밀한 '선수 돌려막기' 성행
광역 체전 채점방식이 원인…유령 학생으로 대학 연명까지
경북 포항 A대학의 이중학적 논란으로 촉발된 도민체전 위장 출전 의혹(매일신문 지난 7일 등 보도)이 특정 대학을 넘어 체육계 전반의 구조적 비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막대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정부 차원의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사태가 발생한 뒤 지역 체육계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체육계 관계자 B씨는 "A대학 사례는 전국적으로 만연한 이른바 '선수 돌려막기' 관행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위장 전입은 조직적이면서도 은밀하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 브로커가 따로 있기보다 학교 선배나 운동부 감독이 제자나 후배에게 접근해 의사를 타진하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체육계 일각에서는 소규모 대학을 인수해 유령 학생으로 채우고 도민체전 등 광역권 대회에 위장 출전시키는 것만으로도 학교 유지와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신입생 유치가 어려운 지방 대학이 체육대회 출전 점수를 활용해 연명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현장 증언으로도 뒷받침된다. 경북지역 C대학 관계자는 "수년 전 운동 관련 학과를 신설하면 학생을 채워주겠다는 제안을 외부로부터 받은 적이 있다"며 "관련 부서들이 논의를 해봤지만 부정한 일이라 거절했다"고 털어놨다. 이는 특정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대학과 체육계가 결탁해 '선수 거래'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배경으로는 도민체전 채점 방식인 '종합 점수제'가 지목된다. 이 점수제는 메달 개수가 아닌 종목별 출전 점수와 성적을 합산해 시·군 순위를 매긴다. 인기가 없거나 선수가 부족한 종목도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기본 점수를 얻을 수 있다. B씨는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실거주 요건을 따지면 당장 선수단을 꾸리기 어려운 시·군이 수두룩하다"며 "대회 흥행과 성적을 위해 서로 알면서도 묵인하는 분위기가 이미 고착화돼 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 혈세는 이중으로 새고 있다. 학교에 적만 두고 실제 수업은 듣지 않는 선수들도 학생 신분인 탓에 대학 또는 국가 장학금을 신청해 등록금이나 학비를 면제·감면받을 수 있다. 여기에 지자체 체육회로부터는 별도의 훈련비를 현금으로 챙기는데, 사실상 학교생활 없이 운동만 하는 이들에게 교육 재정과 체육 예산이 동시에 투입되는 셈이다.
지자체 스스로 이런 관행을 자정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주장도 나온다. B씨는 "결국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 전국 실태를 조사하는 수밖에 없다"며 "유령 학생을 가려내 부정 수급된 장학금을 환수하고 위장 전입을 원천 차단하는 등 정부 차원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